“클럽 가는 길, 해밀톤호텔 그 골목에 이마트24 있잖아요. 그 골목에서 지금 사람들이 오르고 내려오고 하는데, 너무 불안하거든요. 사람이 내려 올 수 없는데, 계속 밀려 올라오니까 ‘압사’ 당할 거 같아요. 겨우 빠져나왔는데, 인파가 너무 많은데 통제를 좀 해주셔야 될 거 같은데요.”
이태원 핼러윈 참사 4시간가량 전인 지난달 29일 오후 6시 34분경에 이 같은 내용의 112신고가 접수됐다. 경찰관은 신고자에게 “출동해서 확인해 보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현장 대응은 미흡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1일 공개된 112신고 녹취록 등에 따르면 이태원 참사 당일, 압사 등의 사고를 우려하는 112신고가 11건 접수됐다.
이후에도 “사람들이 많이 몰려 쓰러지고 그런다”, “통제가 안 된다”, “사람이 너무 많아서 압사당할 것 같다”, “아수라장이다”, “인파가 너무 많아 대형사고 일보 직전이다”, “통제가 필요하다” 등의 신고가 쏟아졌다.
경찰은 접수된 신고 전화 11건 가운데 4건은 현장으로 출동한 뒤 종결했고, 7건은 전화 상담으로 종결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건건이 (경찰의) 대응이 어떻게 됐고, 이런 신고 후에 사후 조치를 더 할 수 있었는지에 대한 부분은 (특별수사본부의) 감찰 기능에서 조사에 들어갈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조치 결과는 2가지로 분류됐다. 첫 번째는 현장 출동해 자체 종결, 두 번째는 주변 경찰력 있음을 안내 후 종결”이라며 “세부 내용에 대해선 감찰에서 확인을 하고 있다”고 했다.
손제한 특별수사본부장은 “책임 규명을 요구하는 국민의 목소리를 무겁게 인식하고 있다”며 “한 점 의혹이 없도록 강도 높은 수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