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곡물 수출 협정 중단 선언으로 멈췄던 곡물 수출이 재개됐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곡물협정을 종료하는 게 아니라 중단하는 것”이라며 협상 여지를 남겼다. 일단 곡물 수출이 안정되는 분위기지만 러시아가 언제든 ‘식량 무기화’를 강화할 수 있어 세계 곡물가가 더욱 출렁일 것으로 전망된다.
31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흑해 곡물 수출을 위해 튀르키예 이스탄불에 설치된 공동조정센터(JCC)는 우크라이나에서 곡물 선박 12척이 출항하고 선박 4척이 우크라이나로 입항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29일 러시아의 곡물협정 참여 중단 선언으로 출항이 막힌 선박이 218척에 달했지만 일부 출항이 재개된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는 이날 하루 곡물 약 35만 t을 수출한다고 밝혔는데 이는 협정 이행 이후 하루 최대 운송량이라고 밝혔다.
수출이 재개되긴 했지만 러시아가 언제 또 강경하게 나올지 몰라 곡물 수급 불안이 예상된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곡물수출 협정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뒤 이틀 뒤인 31일 방영된 기자회견에서 “협정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말한 건 아니다. 참여를 중단하겠다고 한 것”이라고 밝혔다고 영국 BBC 등이 보도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우크라이나는 우리 흑해함대와 민간 선박에 위협을 가했다”며 “우크라이나가 민간 선박 안전을 위협하지 않는다고 보장해야 한다”고 이행 책임을 우크라이나로 돌렸다. 언제든 우크라이나에 책임을 물으며 수출 중단을 주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파리=조은아 특파원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