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여행객 5만5000여명 유치… 미국-스위스 등서도 연이어 방문 체류시간 짧아 파급 효과 크지않고 감염병 도내 확산 가능성 지적도 “지역 밀착형 프로그램 마련되길”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중단된 제주 지역 크루즈 관광이 내년부터 재개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관광업계의 기대가 높아지는 가운데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제주관광공사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막혔던 크루즈 관광이 재개될 예정이지만 희망과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쇼핑과 관광 등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가 있지만 짧은 체류시간에 따른 ‘겉핥기식 관광’과 함께 감염병 확산 통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는 최근 일본 도쿄에서 해양수산부, 유관기관과 함께 제주 크루즈 관광의 주요 타깃인 일본 크루즈 업계를 대상으로 포트 세일즈를 전개해 크루즈 32척의 유치 성과를 냈다고 1일 밝혔다.
내년 3월 19일 프린세스 선사가 운영하는 대형 크루즈가 일본인 관광객 3400명을 태우고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제주에 기항하는 등 내년에 네 차례 제주를 방문할 예정이다. 800여 명을 태운 미국 세븐시스 크루즈가 3월 21일 제주를 방문하고, 5월 5일에는 스위스 MSC 크루즈가 4000명을 태우고 제주를 찾는다. 호주와 독일 국적 선사 크루즈도 일본에서 출발해 제주를 찾는다. 제주도는 내년에 제주를 방문하는 일본인 크루즈 여객 수를 5만5000여 명으로 예상하고 있다.
제주관광공사는 크루즈 관광 재개를 앞두고 7월 일본 요미우리 여행 크루즈 상품 웹세미나를 개최했다. 8월에는 제9회 제주국제크루즈 포럼을 열고 독일, 영국, 일본 등지 크루즈 관계자를 대상으로 크루즈 팸 투어를 했다.
제주관광공사 관계자는 “크루즈 관광객에게 전통시장, 세계자연유산 등을 소개해 제주 고유의 매력을 즐기도록 하면서 지역상권 활성화에도 기여하도록 하겠다”며 “동북아시아 크루즈 관광 재개를 앞두고 해외 승객이 만족하도록 서비스 개선 등에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크루즈 관광 재개에 대한 기대와 달리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제주에 기항하는 크루즈 여객선이 대부분 7∼10시간 정도 머물다가 떠나는 일정이어서 지역경제에 보탬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쓰레기 발생과 감염병 유입 우려 등으로 오히려 부정적인 면이 더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관광업계 관계자는 “체류시간이 짧기 때문에 쇼핑 등 특정 분야에만 도움이 되는 등 파급효과가 크지 않을 수 있다”며 “지역민이나 관광업계가 체감할 수 있는 체류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크루즈 여객선은 제주항 213편, 강정항 118편 등 331편이 입항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상황 등으로 모두 취소됐다. 제주를 찾은 크루즈 여객선 및 관광객은 2016년 507회, 120만9106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에 따른 중국인 방문 중단, 코로나19 등으로 급감했으며 2019년에는 29회, 4만4266명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