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 유동성 공급에 73조 투입 채권-증권시장안정 펀드에 출자 尹 “은행권의 적극적 역할 중요”
‘레고랜드 사태’ 등에 따른 자금시장 경색을 해소하기 위해 5대 금융지주가 올해 말까지 95조 원 규모의 자금 지원에 나선다. 시장 안정이 이뤄질 때까지 금융당국은 금융지주 회장단과 회의를 격주로 정례화하기로 했다.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금융지주 회장들은 1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간담회를 갖고 “시장 안정을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며 이 같은 방안을 내놨다.
우선 5대 금융지주는 올해 말까지 유동성 공급 확대에 73조 원을 투입한다. 시중자금을 빨아들이며 채권시장 혼란을 부추긴다고 지적받은 은행채 발행을 자제하고 민간에 대한 자금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여신전문금융회사채, 일반 회사채, 기업어음(CP),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환매조건부채권(RP) 등을 적극 사들이기로 했다. 다만 73조 원은 올해 말까지 만기가 돌아온 채권을 다시 사들이는 금액을 모두 합산한 규모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주현 위원장과 오찬을 갖고 “시장 안정과 취약 차주의 부담을 완화하는 데 은행권의 적극적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다양한 시장 안정 조치로 시장 상황이 더 악화되지 않고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며 “단기자금시장 경색을 우려해 미시적으로 취약한 분야에 대해 일일 자금 동향을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주 정부와 한국은행, 금융권 등이 시장 안정화 대책을 쏟아내면서 기관들의 채권 매수세가 뚜렷하게 늘고 있다. 지난달 24∼28일 기관이 장외시장에서 순매수한 회사채 규모는 1조1170억 원으로 전주(1450억 원)의 7.7배로 증가했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