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가 최근 미국 고위관리들에게 이란이 곧 침공할 수 있다는 정보를 공유해왔다고 세 명의 미국 고위관리 소식통을 인용해 월스트리트저널(WSJ) 1일(현지시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사우디와 미국 관리들은 이란의 공격 시점이 임박했음을 경고하는 정보를 공유 받은 뒤 중동과 다른 국가들에 대한 경계태세를 강화했다.
사우디 측은 이란은 지난 두 달간 나라를 떠들썩하게 한 국내 ‘반정부 시위’로부터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해 사우디와 이라크에 대한 공격을 감행할 준비가 돼 있다고 분석했다.
국가안전보장회의는 성명을 내고 “그 동안에도 위협 사실을 인지하고 사우디와 군사 및 첩보 채널을 통해 긴밀하게 소통해왔다”면서 이란의 행동에 따라서 “우리는 중동지역의 우리 국가이익과 동맹을 보호하기 위해 주저 없이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란은 이미 지난 9월 말부터 수십 발의 탄도미사일과 무장 드론 등으로 이라크 북부를 공격해왔다. 이 중 1대는 미군이 주둔하고 있는 에르빌을 공격하던 중 미군 전폭기에 격추됐다.
이란 당국은 미국과 이스라엘, 사우디가 시위를 선동하고 있다고 공개 비난했다.
지난달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수장인 호세인 살라미는 사우디가 많은 이란인들에게 인기가 있는 런던 기반 위성TV 채널인 이란 인터내셔널을 포함해 파르시어 위성 뉴스 채널에서 이란 시위 관련 보도를 자제 할 것을 공개적으로 경고했다.
이란 반관영 IRNA는 이란 인터내셔널은 2017년 런던에서 사우디아라비아가 결성한 네트워크이며 반이란 접근법을 채택한다고 평가했다. 이란 인터내셔널은 이란에서 광범위한 소요사태가 벌어진 이후 소셜미디어와 위성 방송을 통해 이란 시위와 경찰 진압 영상을 보여줬다.
이란 당국은 지난 9월16일 ‘히잡 미착용’으로 도덕경찰에 체포된 뒤 사흘만에 의문사한 마흐사 아미니(22) 사건 이후 거의 매일 발생하는 시위를 진압하기 위해 고군분투해왔다.
여성 인권에 대한 반항적인 요구로 시작된 시위에 대한 정부 대응으로 200명 이상이 사망하고 1000명 이상이 체포됐다.
불안이 확산되면서 이란 관리들은 이란의 적들이 내부 불안을 부추겼다는 입장이다. 이란은 이전에도 국내서 벌어지는 시위를 외부의 탓으로 돌리는 전술을 써왔다.
그러나 미국은 대테러 작전, 이란 억제 노력, 이스라엘의 지역 내 통합 심화 등 위험도 감수할 것으로 보여, 사우디를 포기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WSJ는 전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