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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107분 지나서야 경찰청 인지…서울청장도 81분 걸려

입력 | 2022-11-02 13:16:00

윤희근 경찰청장이 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브리핑룸에서 이태원 사고와 관련한 입장표명에 앞서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2022.11.1/뉴스1


이태원 참사 상황이 최초 신고 접수 1시간47분이 지나서야 경찰청에 보고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지역 치안을 총괄하는 김광호 서울경찰청장도 사건 발생 1시간21분이 지나서야 참사 사실을 인지한 것으로 밝혀졌다.

2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청은 지난달 30일 0시2분 서울경찰청으로부터 이태원 참사 관련 ‘치안 상황 보고’를 받았다. 전날 오후 10시15분 서울경찰청이 이태원 참사 신고를 접수한 후 1시간 47분 뒤다.

김광호 서울경찰청장도 사건 발생 1시간21분이 지난 밤 11시36분에야 사고 사실을 인지한 것으로 드러났다. 자택에서 전화를 받은 김 청장은 택시를 타고 밤 12시쯤 현장에 도착했다.

경찰청은 보고가 늦어진 경위 등을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보고 체계는 관할 경찰서→시도경찰청→경찰청이다. 중요 사건은 시도경찰청이 경찰청으로 보고하고 이후 경찰청장에게로 올라간다. 이 때문에 이태원 참사가 윤희근 경찰청장에게 정식 보고된 시점도 참사 발생 ‘1시간47분 뒤’가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경찰청 관계자는 “현장 대응을 하느라 보고가 늦어졌는지 아니면 일선에서 보고가 올라왔는데 중간에서 지체됐는지 등을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또 이태원 참사 전 11건의 신고를 접수했으나 경찰청에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이 참사 가능성을 알리는 ‘11건의 신고’를 심각하게 인식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이 31일 오전 서울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를 찾아 애도하고 있다. 2022.10.31/뉴스1

참사 당일인 29일 오후 6시부터 4시간가량 이어진 11회 경찰 신고 녹취록에는 ‘압사’라는 단어가 13회 언급됐다.

경찰이 참사 3시간 40분 전쯤인 오후 6시34분 접수한 최초 신고에도 “압사당할 것 같다”는 다급한 내용이 담겨 있다.

경찰은 이후에도 “사람 많아서 인원 통제 필요하다” “이러다 사고 날 것 같다” “아수라장이다” 등 위급 상황을 알리는 신고를 10건 더 접수했다. 29일 오후 10시15분 사고 발생 신고를 접수하기 전까지 총 11건의 신고를 받은 것이다.

그러나 경찰은 11건 중 4건만 출동한 것으로 파악됐다. 나머지 6건은 전화상담 후 종결, 1건은 불명확으로 처리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경찰이 안일하게 대응했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