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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이태원 참사’ 본격 공세…“축소·은폐·조작 결코 용서 못받아”

입력 | 2022-11-02 14:42:00

대여 강공 모드 전환 배경엔
112 신고-총리 농담 등이 트리거
이상민-윤희근 사퇴 요구도



2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에서 이재명 당대표가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원대연기자 yeon72@donga.com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일 “책임을 덜어내기 위해서 사건을 축소, 은폐, 조작하는 것은 결코 용서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태원 핼러윈 참사’와 관련해 이 대표를 필두로 한 민주당 지도부가 본격적인 대여 공세를 시작한 것. 당초 민주당은 국민 애도기간 동안 정쟁을 자제하기로 내부 방침을 세운 바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사건 발생 전 112 신고 녹취록이 공개된 것과 한덕수 국무총리가 외신 앞에서 농담을 하고 웃음을 보인 점 등이 트리거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의 고위책임자들의 태도는 도저히 책임지는 자세가 아니다”라며 운을 뗐다. 그는 이어 “어제 제가 경악할만한 장면을 봤다”며 “사태 수습에 총력을 다 해야 할 총리가 외신 기자간담회장에서 농담을 했다. 농담할 자리인가”라고 꼬집었다. 

정부가 근조 리본과 관련해 ‘글자 없는 리본을 착용하라’는 지침을 내렸다가 번복한 점에 대해서도 “희생자와 부상자, 또 그 가족들이 울부짖는 와중에 이게 무슨 큰일이라고 공문에다 써서 전국 지방정부와 공공기관에 지시를 하느냐”며 “어떻게든지 국민들의 분노를 줄이고 자신들의 책임을 경감하기 위한 꼼수다”라고 비판했다.

경찰의 부실 대응에 대한 비판도 연일 쏟아냈다.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경찰청이 작성한 ‘정책 참고 자료’라는 대외비 문건을 언급하며 “시민들의 살려달란 SOS를 모른체한 걸로 모자라 뒤로는 사찰까지 나섰다”고 했다. 이어 그는 “해당 문건에는 세월호 이후 최대 참사로 정부책임론이 확대될 경우 정권 퇴진 운동까지 끌고 갈 대형 이슈라고 적시돼 있다”며 “국민 안위보다 정권 책임회피론에만 몰두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윤희근 경찰청장에 대한 퇴진 요구도 나오기 시작했다. 정청래 수석최고위원은 “이태원 참사에 최종책임자는 당연히 윤석열 대통령”이라며 “우선 이 장관과 윤 청장을 즉각 파면하시길 바란다. 뿐만 아니라 이들은 사법처리의 대상“이라고 했다. 장경태 최고위원은 “무대책 오세훈 서울시장은 사퇴하라. 윤석열 대통령은 대국민 사과와 이 장관 파면을 하길 바란다”고 가세했다.

여기에다 민주당은 국정조사 카드까지 고려하는 모습이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회의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정부가 어떻게 그 대응하는지를 지켜보면서 판단을 하겠다”며 “진상조사와 관련해서는 국회에 주어진 책무를 다하겠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진상 규명에 책임이 있는 정부와 여당으로서는 국정조사를 거부할 명분이 없다”고 말했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