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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가스요금 인상에…10월 물가 5.7%↑, 석 달만에 상승폭 커져

입력 | 2022-11-02 14:58:00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7%로 3개월 만에 전월 대비 상승폭이 커졌다. 그동안 물가 상승을 이끈 석유와 농축산물 물가는 한풀 꺾였지만 전기·가스 등 공공요금과 가공식품 물가는 올랐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물가 전망에 대해 “(다시) 6%대로 올라설 가능성은 크지 않다”면서도 상당 기간 높게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통계청은 10월 소비자물가지수가 109.21(2020=100)로 1년 전보다 5.7% 상승했다고 2일 밝혔다. 7월(6.3%) 이후 8월(5.7%), 9월(5.6%) 연속으로 전달보다 둔화했던 소비자물가 상승폭이 3달 만에 다시 확대됐다.

공공 요금 상승폭이 역대 최대를 기록하면서 물가를 끌어올렸다. 전기·가스·수도 가격은 1년 전보다 23.1% 올라 2010년 관련 통계작성을 시작한 이래 가장 큰 상승폭을 보였다. 전체 물가에서 공공요금의 기여도는 9월 0.48%포인트에서 10월 0.77%포인트로 뛰었다. 에너지, 식품 등 변동성이 큰 품목을 제외한 근원물가는 1년 전보다 4.8% 올라 2009년 2월(5.2%) 이후 13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국제 원자재값 상승 여파로 가공식품도 1년 전보다 9.5% 올랐다.

그동안 물가 상승을 주도했던 에너지와 농축수산물 가격은 오름세가 둔화됐다. 석유류 물가는 1년 전보다 10.7% 올라 7월(35.1%), 8월(19.7%), 9월(16.6%)보다 상승폭이 줄었다. 농축수산물도 1년 전보다 5.2% 올라 9월(6.2%)보다 상승폭이 줄었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지난 7월 정점일 가능성이 있다”며 “앞으로 물가 흐름을 지켜봐야겠지만 6%대로 올라가거나 상승세가 크게 확대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상승세가 둔화되더라도 여전히 높은 물가 수준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이승헌 한은 부총재는 이날 ‘물가상황 점검회의’에서 “앞으로 소비자물가는 내년 1분기(1~3월)까지 5%대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국내외 경기하방압력 증대 등에 따른 하방리스크와 고환율 지속, 주요 산유국의 감산 규모 확대 등에 따른 상방리스크가 혼재해 있어 향후 물가 전망 경로에 불확실성이 높다”고 말했다.

세종=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