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는 한국에 두 번 갔습니다. 이태원 참사 후 한국인 지인에게 ‘주의를 기울이면 피할 수 있는 일인데, 가장 미친 방법으로 사람들이 살해됐다’고 했더니, 그는 ‘(한국에선) 멈추고 생각할 시간이 없다’고 했습니다. 한국과 그 문화를 사랑하지만 이런 부분은 나와 맞지 않습니다. 그게 모두의 마음이라면 이런 일은 계속 일어날 것입니다.”(mad***, 미국 커뮤니티사이트 레딧)
# “그날 이태원에 있었습니다. 우리는 지하철을 타기 위해 삼각지역까지 걸었어요. 그때가 오후 7시30분이었고 삼각지역에서는 시위가 진행되고 있었어요. 경찰 배치 규모를 보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시위대보다 경찰이 더 많은 것 처럼 느껴졌어요. 20여분쯤 후에 이태원역에 도착했을 때는 사람이 너무 많아 역에서 빠져나가는데도 한참이 걸렸습니다. 얼마나 사람이 많은 지 믿기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상황을 통제할 경찰력은 없었죠.”(nea****, 레딧)
이태원 참사 후 전 세계가 한국의 재난안전관리 시스템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코로나19 기간 쌓아온 ‘안전한 한국’ 이미지가 훼손되며 K관광 회복에도 브레이크가 걸릴 것이라는 관측이다.
외신은 물론 해외 유명 커뮤니티와 SNS에는 이태원 참사에 대한 게시물들이 쏟아지고 있다. 미국 커뮤니티사이트 레딧에 글을 올린 한 외국인은 “소수의 경찰만 있으면 군중을 통제하고 (골목 입구에서) 안전을 위해 출입을 제한할 수 있다”며 “이번 사태는 명백하고 단순한 공공 안전의 실패”라고 지적했다.
코로나로 인한 타격에서 아직 회복하지 못한 관광업계는 이번 사태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오미크론이 유행했던 지난 1~3월 월 8만~9만명선에 머물렀던 방한 외래 관광객은 엔데믹과 입국 규제 완화로 4월 10만명선을, 6월 20만명선을 돌파했고, 지난 9월에는 33만7638명까지 증가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9월의 145만9664명과 비교하면 여전히 4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업계는 입국규제 완화에 따른 외국인 관광객 유입을 기대해왔다. 하지만 이번 참사로 한국의 브랜드 이미지가 무너지고, 회복이 더뎌질까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다.
100만명 이상이 운집할 것으로 예상됐던 부산불꽃축제가 무기한 연장됐고, ‘제주올레 걷기 축제’는 전면 취소됐다. 이 외에 ‘속리산둘레길 걷기축제’, ‘산외면 민속한마당 축제’ 등이 취소됐고, ‘성주산 단풍축제’, ‘보령 김축제’ 등은 연기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런 참사가 발생한 것을 믿을 수 없다”며 “코로나19로 인한 입국 규제가 해소되며 회복을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었는데…어처구니 없는 참사다. 그냥 다 안타깝다”고 말했다.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와 같은 상황이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감지된다. 당시 국민적 애도 분위기가 이어지며 관광업계는 심각한 어려움을 겪었다.
이런 가운데 정부와 정치권은 주최자가 없는 행사에 대한 안전관리를 강화하는 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현행 재난안전관리법은 66조의 11에 ‘지역 축제를 개최하려는 자’가 관할 시장·군수·구청장에게 사전 통보하고, 안전 관리에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주최가 없는 행사는 관리할 책임 주체가 없는 사각지대가 된다. 국민의 힘은 법 개정을 통해 핼러윈·크리스마스 등 주최자가 없는 대규모 행사의 안전관리를 기초지방자치단체가 지도록 하는 내용을 담을 방침이다. 정부 역시 주최자 없는 축제의 안전 관리를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 중이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