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땐 두 번 지고 시작했어요.”
2007년을 떠올린 김광현(34·SSG 랜더스)의 얼굴에 웃음이 퍼졌다. ‘1패’의 아쉬움은 지운지 오래, 확신에 찬 그의 목소리엔 남은 시리즈에 대한 자신감이 듬뿍 묻어났다.
김광현은 2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쏠 KBO 한국시리즈(KS·7전4승제) 2차전 키움 히어로즈와 경기를 앞두고 “첫 경기 치고는 잘했다”며 전날(1일)을 돌아봤다.
단기전에서 첫 판을 먼저 내줬지만 우승을 향한 자신감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김광현은 “내가 신인 때부터 시리즈에 올라가면 항상 첫 경기가 문제였다”고 짚은 뒤 “그런 것치고 어제는 정말 잘했다. 다들 긴장도 많이 했을 거고, KS가 처음인 선수들도 있는데 생각보다 훨씬 잘해줬다”고 말했다.
개막전부터 단 한 번도 1위를 놓치지 않고 KBO리그 최초의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달성한 SSG는 지난 8일 정규시즌을 마무리한 뒤 20여 일간 KS를 준비했다. 연습경기 등으로 몸을 만들어 왔지만 모처럼의 실전이라는 점에서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기다리는 팀’의 경기 감각은 늘 가을야구의 변수로 주목받기도 한다.
김광현은 “키움이 기세가 좋은 것 같다. 플레이오프에선 더 우세하다고 점쳐지던 LG 트윈스도 이기고 올라온 팀 답다”고 경계하면서도 “우리도 경기 감각이 괜찮고, 중간 투수들, 야수들도 준비를 잘한 것 같다. 앞으로는 우리 쪽으로 분위기가 더 올 수 있지 않을까 긍정적으로 보게 된다”며 웃음 지었다.
SSG의 전신 SK 와이번스 시절부터 KS에만 통산 11차례 등판한 김광현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자신감이다. 첫 우승 반지를 품었던 2007년을 떠올리면 지금의 1패는 큰 문제도 아니다. 당시 SK는 두산 베어스에 1, 2차전을 연거푸 내준 뒤 4연승을 달성해 왕좌를 차지했다.
“그때는 두 번을 지고 시작했다. 홈에서 2패를 하고 원정을 갔다”고 회상한 김광현은 “그래도 우리는 충분히 힘있고,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3차전까지 져도 4연승으로 우승할 것 같다. 그 정도로 그때보다 더 여유가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인천=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