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전술유도탄. (평양 노동신문=뉴스1)
●SRBM으로 울릉도·지대공으로 ‘비질런트 스톰’ 겨냥
비질런트 스톰 참가한 미군 F-35B 편대
북한이 이처럼 단시간에 미사일 소나기 도발을 한 것은 이례적이다. 더욱이 실질적 해상분계선인 NLL을 넘어서 우리 영토를 겨냥한 미사일 도발은 전례가 없다. 군에 따르면 NLL 이남의 미사일 낙탄 지점에서 속초와 울릉도는 각각 57km, 167km 가량 떨어져있다. SRBM의 최대 속도(음속의 5배·시속 약 6120km)를 고려할 때 울릉도나 속초를 정조준했다면 낙하 지점에서 30초~1분 가량만 더 날아가면 직접 타격도 가능했다는 얘기다. 군 관계자는 “지대공미사일을 다수 쏜 것은 ‘비질런트 스톰’를 정조준한 무력시위”라고 했다.
군 안팎에선 김 위원장이 이뤄낸 핵과 미사일의 질적 양적 고도화의 자신감을 표출하고, 한미에 북한의 핵을 더는 막을수 없다는 경고장을 날렸다는 분석이다.
●核 앞세워 ‘강 대 강’ 벼랑끝 도발 몰아칠 듯
북한은 핵을 앞세워 더 대담하고 위험한 도발에 나설 공산이 크다. 도발 당일(2일) 0시를 기해 북한군 서열 1위인 박정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비서가 “미국과 남조선이 우리에 대한 무력사용을 기도한다면 무력의 특수한 수단들로 전략적 사명을 지체없이 실행할 것이고, 미국과 남조선은 가장 끔찍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는 경고한 것도 핵무력을 대남 도발 지렛대로 적극 활용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백령도·연평도 등 서북도서나 군사분계선(MDL) 일대의 아군을 향해 미사일·포격 도발 등 고강도 국지도발을 시도한 뒤 우리 군이 맞대응을 하면 이를 트집잡아 핵실험을 하거나 핵 초토화 협박 등 벼랑끝 전술에 나설 개연성도 있다.
북한이 핵전쟁 위기를 극대화한 뒤 모든 책임을 한미의 대북제재와 적대시 정책탓으로 떠 넘기면서 핵군축 협상이 불가피하다는 여론전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한과 교수는 “최근 미국 일각에선 대북 핵군축 협상 얘기가 흘러나오는 점을 북한도 주목할 것”이라며 “이번 도발은 핵보유국으로 미국과 핵군축 담판을 짓겠다는 의도를 내비친 것”이라고 말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