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주재 ‘항공안전 비상대책 점검회의’ 개최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 안전운항 계획 발표 대한항공, 최근 ‘활주로 이탈·회항·긴급착륙’ 발생 “A330 엔진 결함 유력… 6대 퇴역 추진” 오는 2028년까지 신기종 90대 도입 정비 능력 향상… 영종도 신규 엔진공장 건설
대한항공 A330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은 2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주재로 김포공항에서 열린 ‘항공안전 비상대책 점검회의’를 통해 지난달 발생한 사고 관련 후속조치와 항공기 운용 전반에 대한 안전운항 계획을 밝혔다.
이번 항공안전 비상대책 점검회의는 최근 국내외에서 발생한 활주로 이탈과 엔진이상으로 인한 긴급착륙 등 항공기 안전사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한 것과 관련해 항공업계 안전 경각심을 고취시키고 최고경영자(CEO) 안전 마인드를 쇄신한다는 취지로 긴급 개최됐다. 회의에는 원희룡 국토부 장관과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을 비롯한 국내 11개 항공사 대표이사 등 항공업계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국토부 장관이 항공사고 3건을 언급한 가운데 업계 관심은 자연스럽게 대한항공으로 몰린다. 해당 항공사고 3건 모두 대한항공 항공기에서 발생했기 때문이다. 지난 7월 대한항공 여객기가 엔진 문제로 아제르바이잔에 긴급착륙 했고 지난달 23일에는 필리핀 세부공항에 착륙한 항공기가 활주로를 이탈해 크게 파손됐다. 10월 30일에는 시드니로 향하던 항공기가 엔진 과열 경고로 인천공항에 회항했다. 사고 기종은 모두 에어버스 A330 항공기다. 엔진은 미국 업체 프랫엔휘트니(Pratt & Whitney)가 제작한 PW4000 계열이 탑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은 최근 발생한 항공사고의 정확한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공통적으로 엔진 관련 문제가 유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은 안전한 항공여행을 위해 이번 사고 기종인 A330 기단에 대한 전면적인 안전점검과 기재 현대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사고 여객기 일부 기종은 기령이 17년이라고 한다.
우기홍 사장은 “A330 기종에 대해 전면적인 특별 안전점검에 들어가 순차적으로 정밀 점검을 실시할 것”이라며 “현재 대한항공이 보유하고 있는 A330 기재 30대 중 6대는 퇴역시키고 나머지 항공기들은 5대씩 나눠 집중 점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투자의 경우 올해 항공기와 엔진, 시뮬레이터 도입 등에 약 5400억 원을 투입했고 내년에는 기재 현대화를 위해 항공기 1조4000억 원, 엔진 640억 원 등 약 1조5000억 원 규모 투자를 단행할 계획이다. 정비부문에서는 스페어 엔진 확보와 사업 정상화에 대비한 선제적인 정비부품 도입을 위해 약 4000억 원 규모 투자가 이뤄질 예정이다.
현재 대한항공은 여객 국제선 사업량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전인 2019년 대비 약 58%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운항과 정비, 운송 등 업무 관련 인력은 전원 협업에 복귀했고 객실승무원 복귀 비율은 약 70%라고 전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전 항공사가 모든 업무를 ‘제로베이스’에서 검토하고 환골탈태의 자세로 새롭게 다시 시작할 것을 주문했다. 이와 관련해 안전 최우선 기업경영원칙 확립과 전문성을 기반으로 한 투명하고 공정한 인력채용, 항공기 운항과 정비, 교육훈련 등에 대한 충분한 투자, 안전관리 전문성 강화와 안전문화 조성 등 크게 4개 분야에 대한 개선을 요청했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18일부터 국내 전 항공사를 대상으로 항공사별 휴직종사자 복귀현황과 해외공항 운항준비상태 등 국제선 정상화 등에 대비한 특별 안전점검을 시행 중이라고 전했다. 특히 최근 안전사고를 유발한 대한항공에 대해서는 이달 4일부터 17일까지 약 2주간 운항승무원 훈련·심사를 진행하고 항공기 주요계통 정비와 관리에 대한 문제가 없는지 중점적으로 살펴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