숄츠, 대기업 이끌고 내일 中으로 서방 ‘경쟁자 中견제’ 동참 요구에도 대중 무역-투자 타격 우려해 미온적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AP뉴시스
숄츠 총리의 중국 방문에는 폭스바겐 지멘스 등 독일 대기업 수장들도 동행한다. 이를 두고 서방에선 지난달 22일 시진핑 국가주석이 3연임을 확정한 뒤 숄츠 총리가 주요 7개국(G7) 지도자 중 처음으로 방중해 시 주석의 1인 독재를 정당화하는 데 이용당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U는 최근 중국을 경쟁자로 규정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지난달 EU 정상회의 뒤 “중국에 대한 기술 및 원자재 의존이 위험하다. 의존성을 매우 경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독일의 행보가 서방의 중국 견제 노선에 균열을 낼 수 있다는 것이다.
독일은 또 최근 자국 최대 항만인 함부르크항 확대 개발 사업에 중국원양해운의 지분 투자를 허용해 EU의 반발을 샀다. 도르트문트 반도체 공장을 중국 기업 자회사가 인수하도록 승인할 계획이다.
독일이 EU의 움직임과 거꾸로 가는 건 중국에 대한 경제 의존도가 너무 높아 중국 견제에 동참했다가 대중국 무역과 투자가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유로스타트에 따르면 지난해 독일의 중국에 대한 상품 수출액은 1046억5500만 유로(약 146조6000억 원)로 EU 국가들 가운데 가장 많다. 독일경제연구소(DIW)에 따르면 독일 기업들은 올 상반기(1∼6월) 중국에 100억 유로를 투자했다. 포린폴리시는 중국 시장 의존도가 큰 폭스바겐, 메르세데스벤츠, 지멘스, 바스프 등은 독일 정부가 중국 견제에 동참하면 안 된다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에 천연가스 수입을 지나치게 의존했던 독일은 서방의 러시아 제재에도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해 논란이 됐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