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북한이 비밀리에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포탄을 비롯한 무기를 지원하고 있다는 첩보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일 고강도 도발을 이어가는 북한이 러시아를 지원하는 정황까지 포착되면서 ‘한미일 대 북중러’ 대결 구도는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CNN방송을 비롯한 미국 언론은 2일(현지 시간) 바이든 행정부 당국자를 인용해 북한이 러시아에 포탄 같은 탄약을 수송하기 위해 이 무기들을 중동과 북아프리카로 향하는 해운 수송품인 것처럼 위장했다는 첩보를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이 첩보에는 북한이 러시아에 제공한 무기 규모나 금액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북한은 9월 러시아에 탄약을 제공할 의사가 있다는 사실을 공개적으로 부인했다”며 “하지만 정보에 따르면 북한은 엄청난 규모의 포탄을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은 이 무기들이 중동이나 북아프리카로 수송되는 것처럼 종착지를 감춰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러시아에 무기를 지원하는 국가에는 추가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경고해왔다. 패트릭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은 1일 브리핑에서 “러시아가 계속 북한과 이란에서 무기를 찾고 있다는 것이 우리의 평가”라며 “러시아가 북한 이란 같은 국제적 ‘왕따(pariah)’ 국가에서 군수품을 찾고 있다는 사실은 러시아가 국제사회에서 얼마나 고립돼 있는지 보여 준다”고 말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