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릭스 클리저 (인아츠프로덕션 제공)
따뜻한 음색을 가진 서양의 금관악기 호른. 왼손으로는 음정을 조절하는 밸브를 누르고, 오른손으로는 음색과 볼륨의 미세한 변화를 조절해야 한다.
비장애인도 까다롭게 여기는 이 악기를 왼발과 입술만으로 다루는 연주자가 있다. 양팔이 없는 채로 태어난 독일의 호르니스트 펠릭스 클리저(31)다.
오는 9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독주회를 여는 클리저는 <뉴스1>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최고의 목표는 음악으로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다른 연주자와 비교해 자신의 위치를 확인하는 데 헛심을 쓰지 않는다. 클리저는 “외부에서 나를 어떻게 평가하는지는 내 판단의 영역이 아니고 중요하지도 않다”며 “누가 최고의 연주자이고 누가 최악인지를 구분 짓는 사람들은 음악의 참 의미를 모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펠릭스 클리저 (인아츠프로덕션 제공)
클리저는 자신의 장애에 대해서도 사람들이 생각하는 약점이 추가된 것일 뿐이라고 했다. 그는 “누구에게나 강점과 약점은 있고, 아무리 큰 약점이 있더라도 할 수 있는 일이 분명히 있다”며 “이 사실을 안다면 한계란 없다”고 밝혔다.
펠릭스 클리저 (인아츠프로덕션 제공)
클리저는 이번 독주회에서 슈만의 ‘아다지오와 알레그로’, 베토벤의 ‘호른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등을 들려줄 예정이다. 피아니스트 조재혁도 협연자로 무대에 오른다.
슈만의 ‘아다지오와 알레그로 같은 작품은 첼로를 위한 곡으로 알려졌지만, 원래 호른을 위해 만들어졌다. 베토벤 소나타도 마찬가지다. 찾아보면 위대한 작곡가들이 남긴 호른 작품이 놀라울 정도로 많아 그런 작품들을 널리 알리고 싶었다고 한다.
앞서 2015년과 2018~2019년 한국 관객을 만났던 그는 “관객들에게 행복을 선사할 날이 기다려진다”면서 ’음악을 즐기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