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분 정도 일찍 나오면 운동도 되고 교통비도 아낄 수 있어”
알뜰교통카드 앱 첫 화면에 있는 ‘출발’ ‘도착’ 버튼을 눌러야 마일리지 적립이 된다. 휴대전화 홈 화면에 위젯을 통해서도 쉽게 이용 가능하다.
고금리와 물가 상승이 이어지면서 한 푼이라도 아껴보려는 ‘짠테크’ 열풍이 불고 있다. 최근에는 하루 종일 100원도 안 쓰는 이른바 ‘무지출 챌린지’로 불리는 극단적인 소비 줄이기에 나선 이들도 있다. 다만 출퇴근 시 교통비 등은 쓰지 않을 수 없기에 최대폭으로 할인받는 게 최선이다. 이에 기자는 지난달부터 손·발품을 팔아 하루 최대 900원의 교통비를 돌려받을 수 있는 알뜰교통카드를 직접 사용해봤다.
알뜰교통카드는 최근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입소문을 탔다. 짠테크로 1억여 원을 모았다는 20대 여성이 노하우 중 하나로 알뜰교통카드 앱을 언급하면서다. 이 여성은 교통비를 할인받기 위해 한 정거장 전에서 내린 뒤 걸어간다고 했다. 알뜰교통카드는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위해 걷거나 자전거로 이동한 거리(최대 800m)만큼 마일리지를 적립해 지급한다. 여기에 카드사의 추가할인 혜택을 포함하면 교통비를 최대 30%까지 절감할 수 있다.
발급·사용법 번거롭지만…쌓이는 마일리지에 ‘뿌듯’
9월에 쌓은 마일리지는 10월 초에 돌려받았다. 마일리지는 실시간으로 적립되지 않는다. 약 3~8일이 소요된다. 10월 한 달간 적립한 마일리지는 1만7600원으로, 11월 초에 환급될 예정이다.
교통비를 돌려받기 위해선 선불카드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하거나 후불카드를 발급받아야 한다. 기자는 지난달 19일 A 은행에서 후불카드를 신청했다. 또 알뜰교통카드 앱을 설치한 뒤 회원가입도 진행했다. 이때 필요한 것이 있다. 바로 최근 1개월 이내 발급된 주민등록등본이다. 주민등록상 주소지의 지자체 예산으로 지급되는 탓에 주소지 확인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카드 발급부터 앱 설치, 주소지 확인까지는 사흘이 소요됐다.
마일리지는 대중교통 이용 전·후에 걷거나 자전거로 이동한 거리에 비례해 지급된다. 대중교통 요금(편도)이 △2000원 미만일 경우에는 최대 250원 △2000~3000원 미만은 최대 350원 △3000원 이상은 최대 450원의 마일리지가 적립된다. 또 발품뿐만 아니라 이른바 ‘손품’까지 팔아야 한다. 출발지에서는 앱에 있는 ‘출발’ 버튼을, 도착한 뒤에는 ‘도착’ 버튼을 눌러야 적립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한 달간 쌓은 마일리지는 월초(5~9일)에 환급된다. 기자가 9월 22~30일까지 마일리지를 13회 적립한 후 돌려받은 액수는 5450원이다. 지난달 1~31일까지는 42회 적립으로 1만7600원의 마일리지를 쌓았다. 여기에 카드사 실적을 충족해 교통비의 10%를 더 할인받을 것으로 보인다. 출발 버튼을 누르는 게 익숙하지 않아 마일리지를 받지 못한 날도 있었다. 앱을 통해 버튼을 누르지 않으면 마일리지를 쌓을 수 없다.
“돈 아끼고 운동까지” 실사용자 반응 긍정적
수원에서 기흥으로 출퇴근하는 이 씨(34)는 알뜰교통카드를 통해 한 달에 약 1만 원씩 돌려받는다고 했다. 독자 제공
교통비 할인에 걷기 운동까지 장려하는 알뜰교통카드에 대한 반응은 긍정적이다. 실제 사용자들은 “10분 정도 일찍 나오면 운동도 되고 교통비도 아낄 수 있다” “큰 금액은 아니지만 커피 몇 잔 값을 손품으로 충당하고 있다” 등의 반응을 내보였다. “서울로 학원을 다니면서 교통비가 버거웠는데 한 달에 만 원 이상 돌려받으니까 좋더라”면서 “매번 버튼을 누르는 게 귀찮지만 땅 파면 100원도 안 나오는데 이 정도쯤이야”라고 추천한 대학생도 있다.
수원에서 기흥으로 출퇴근하며 지난해 4월부터 사용 중이라는 이 씨(34)는 “한 달에 버스 요금으로 약 6~7만 원이 드는데 이 가운데 매달 약 1만 원씩을 돌려받고 있다”며 “처음에는 출발할 때마다 앱 버튼을 눌러야 한다는 게 번거로웠는데 이제는 적응이 된 상태”라고 했다. 이어 “앱에 표시되는 나의 활동 카테고리에서 경제적·환경적·사회적·신체건강 편익 등에서 수십만 원이 절약됐다는 걸 볼 때 뿌듯하다”고도 전했다.
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hs87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