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집권 3기 총리로 내정된 리창(63) 신임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이 실용주의와 충성주의 양면성을 갖고 있으며 그의 차후 행보가 시진핑 3기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2일(현지시간) 월 스리트저널(WSJ)은 사실상 차기 총리로 내정된 리창 상무위원의 성향 및 과거이력 등을 분석해 이같이 전했다.
상하이 당서기를 맡고 있던 리 상무위원은 지난달 23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시 주석에 이어 두 번째로 입장하며 권력 서열 2위에 올랐음을 중국 안팎에 알렸다.
2000년대 초반 리 상무위원을 만난 적 있는 익명의 중국 사업가는 “리 상무위원이 시 주석 비서장을 맡을 당시 시 주석 관저에 작은 침실을 두었고, 시 주석이 늦게 일할 때 자주 거기에 머물렀다”고 밝혔다.
WSJ는 “리 상무위원은 국내에서 친기업 실용주의자로 알려졌고, 당 내부자들에 따르면 그는 필요에 따라 중앙의 정책을 효과적이고 공격으로 실행할 충성파이기도 한다”며 차기 총리를 맡으면서 어떤 성향이 우위를 점할 지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WSJ는 상하이 당서기였던 그는 알리바바 설립자 마윈 등 중국 빅테크 거물 등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왔고, 시 주석이 민간 기업 단속을 강화할 때 ‘중개자’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그는 코로나19를 막기 위해 중국산 백신뿐만 아니라 서방 mRNA(메신저리보핵산) 백신을 도입해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해 온 중국 소수 고위관리 중 한 명으로 알려졌다.
요르크 우트케 중국 유럽연합(EU) 상공회의소 회장은 “리 상무위원은 무엇을 해야 하는 지를 두고 좋은 결단력과 본능을 갖고 있지만, 그는 극도로 충성스럽고 자신의 본능을 따르지 않는 것으로 평가됐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시진핑은 티격태격 싸우는 것보다는 자신의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기는 팀을 원한다”면서 “(중국에 진출한) 외국 기업들은 안정과 통제에 초점이 맞춰진 (중국 정부의) 정책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리 상무위원과 교류한 일부 사람들은 “2000년대 초반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시 주석과 친밀한 관계 때문에 리 상무위원은 리커창 총리보다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할 여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 즉 시 주석의 강한 신뢰 때문에 시 주석은 리 상무위원에게 더 큰 권한을 위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시 주석은 이제 ‘만기친람식’ 통치에 지쳐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
중앙정부 근무 경력이 없는 리 상무위원이 총리로 발탁된 데 대해 시 주석이 기업가 정신과 혁신을 장려하는 것을 여전히 중요한 사안으로 보고 있음을 시사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