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현규 신임 용산경찰서장이 3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 출구 앞에 마련된 ‘이태원 사고’ 희생자 추모 공간을 방문, 헌화하고 있다. 2022.11.03. 뉴시스
“상황을 판단하고 경력(경찰 인력)을 지원해줄 권한과 책임이 있는 지휘관들은 어디에 계셨는지요.”
경북의 한 일선 경찰 A 씨는 2일 오후 경찰 내부망 ‘폴넷’에 실명으로 글을 올리며 이태원 핼러윈 참사 당시 경찰 지휘부의 대처를 비판했다. A 씨는 이 글에서 “현장 직원들이 목이 터져라, 몸이 부셔져라 혼신의 힘을 다할 동안 믿고 의지할 지휘부가 없었다”며 “현장 경찰관들이 몸부림치는 동안 지휘부는 무엇을 하고 있었단 말인가”라고 지적했다.
경찰 내부망 등에는 2, 3일 이번 참사와 관련해 지휘부의 부실 대응을 비판하는 일선 경찰들의 게시물이 쏟아졌다.
이태원파출소에 대한 경찰의 특별 감찰을 비판하는 글도 잇따랐다. 일선 경찰관 C 씨는 2일 오전 “감찰조사를 하려면 서울경찰청장 등 책임자를 해야지, 왜 현장에서 죽을 만큼 고생한 직원들을 불러다 조사하느냐”고 썼다. 수도권의 일선 경찰관 D 씨 역시 3일 오전 쓴 글에서 “현장에 책임부터 지우려는 지휘부의 구태의연한 행태에 자괴감이 든다”고 했다. 이밖에도 ‘청장이 먼저 옷 벗는 용기를 보여 달라’ 등의 글이 게재돼 2000~1만 7000회 가량 조회됐다.
서울의 한 파출소 경찰 E 씨는 3일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지휘부는 현장 경찰만 ‘꼬리 자르기’하려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당시 지휘부가 무었을 했는지 명확히 밝히고 국민들 앞에 반성하는 모습을 보였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