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가-공부상 용도 관계 없이 사실상 주거용이면 주택 분류 양도세 신고할때 주의해야 주택보다 오피스텔 먼저 처분… 세금 줄이는 방법 찾아보길
우병탁 신한은행 WM컨설팅센터 부동산팀장
A 씨는 서울 소재 본인 아파트 1채를 2020년 11억 원에 양도했다. 이 아파트가 일시적 2주택 비과세 요건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A 씨는 9억 원을 초과하는 부분만 양도소득세를 신고했다. 지난해 12월 8일부터는 1주택 비과세 기준금액이 12억 원으로 상향됐지만, 당시만 해도 9억 원이 기준이었다. 9억 원을 넘는 양도 금액에 과세를 하더라도 3년 이상 보유하면서 2년 이상 거주했다면 기간에 따라 최대 80%의 장기보유특별공제도 받을 수 있었다.
문제는 A 씨가 2020년 아파트를 양도하던 시점에 본인 소유의 오피스텔 5채를 소유하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A 씨는 해당 오피스텔 중 3채는 공실이고 1채는 법인에 임대, 나머지는 임차인 자녀의 수험용으로 임대를 줬다며 ‘업무 용도’라고 주장했다. 주택 수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취지다. 그러나 과세 관청은 물론이고 법원도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A 씨가 오피스텔을 임대하면서 임차인이 주거용으로 사용할 것이라는 사실을 몰랐다고 해도 해당 오피스텔의 주택 여부를 판단하는 데는 영향이 없다. A 씨는 양도세 비과세가 부인돼 양도세를 내게 됐고, 양도세 과소 신고에 대한 가산세까지 부과됐다.
1984년 오피스텔의 첫 등장 이후 초기에는 이를 주택으로 볼 것인지 혹은 업무시설로 볼 것인지를 두고 과세 관청과 납세자 간 다툼이나 혼동이 잦았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주택으로서 사용되어 온 오피스텔’이라면 과세 관청은 항상 이를 주택으로 판단해왔다. 주거시설로 사용되어 온 오피스텔은 주택으로 여겨야 한다는 것을 대다수의 납세자가 이미 인지하고 있다는 뜻이다.
A 씨의 경우 본인 스스로는 억울하다고 느낄 수 있다. 그러나 1주택 비과세 자격이 있다고 입증하는 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납세자가 진다. 애초에 이를 충분히 알고 있었다면 선택을 달리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오피스텔을 먼저 처분하고, 그 후 남은 주택을 양도해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또 오피스텔의 빠른 처분이 어렵다면 오피스텔의 취득 시기에 따라 이를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임대주택으로 등록하고 일정 기간 동안 계속 임대하는 조건으로 본인의 거주 주택을 먼저 양도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세금으로부터 본인의 재산을 지키는 것은 전적으로 본인에게 달렸다. 세금을 줄이는 데는 남들은 모르는 숨겨진 비법이 있는 것이 아니다. 누구나 다 알고 있거나 조금만 공부를 해도 알 수 있는 사항들을 놓치지 않고 살펴보는 것이 가장 단순하면서도 가장 중요한 방법이다.
우병탁 신한은행 WM컨설팅센터 부동산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