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연근무 따라 조기퇴근해 텃밭일 서장 “관사에서 경찰서 2분 거리”
북한이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미사일을 발사해 울릉도에 공습경보가 울린 2일 울릉경찰서장이 평소보다 일찍 퇴근한 것으로 밝혀져 부적절한 처신이란 비판을 받고 있다.
3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김모 울릉경찰서장은 2일 오후 5시 10분경 경북 울릉군 경찰서 인근 관사 텃밭에서 상추를 수확(사진)하고 있는 모습이 주민들에게 목격됐다. 이날 공습경보는 오후 2시 해제됐지만 경계경보는 오후 10시까지 이어졌다.
이날 공습경보 발령으로 혼란에 빠졌던 주민들은 김 서장의 처신을 두고 부적절하다는 비판을 쏟아냈다. 주민 김모 씨(60)는 “울릉도에서 처음 공습경보가 발령된 상황이었다”며 “이태원 핼러윈 참사로 경찰에 대한 비판 여론이 큰 상황인데 서장이 저렇게 처신할 수 있느냐”고 지적했다. 한 주민은 “섬 전체가 동요하는 상황에서 경찰서장이 여유롭게 텃밭을 관리하는 걸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김 서장은 “수요일은 유연근무를 하는 날이어서 오전 7시 45분에 출근한 뒤 오후 5시에 퇴근해 저녁을 준비한 것”이라며 “경계경보 발효 시 (경찰) 지휘관은 경찰서와 1시간 거리 안에 있어야 하는데 관사가 도보로 1, 2분 거리라 규정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울릉=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