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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없는 벤투호 현실로?… ‘플랜B’ 초비상

입력 | 2022-11-04 03:00:00

[2022 카타르 월드컵 D-16]
손흥민 얼굴 골절… 결국 수술대




2일 마르세유(프랑스)와의 경기 도중 상대 팀 수비수와 충돌해 얼굴을 크게 다친 손흥민의 왼쪽 눈 부위가 움푹 들어간 것처럼 보인다. 토트넘은 3일 손흥민이 눈 부위 골절로 수술대에 오른다고 발표했다. 스포티비 중계 화면 캡처

2022 카타르 월드컵 개막(20일·현지 시간)이 16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축구 국가대표팀 주장 손흥민(30·토트넘)이 수술대에 오른다. 월드컵 출전이 불투명해졌다.

손흥민의 소속 팀 토트넘은 3일 홈페이지를 통해 “왼쪽 눈 주변 골절 부상을 당한 손흥민이 수술을 받게 됐다”며 “손흥민은 수술 뒤 구단 의무진의 도움을 받아 재활에 들어간다”고 알렸다. 전날 손흥민의 부상이 어느 정도인지를 토트넘 구단에 물었던 대한축구협회도 3일 “손흥민이 이번 주 수술할 예정이다. 월드컵 출전이 가능한지는 수술 경과를 보고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수술 경과를 알기 전까지는 손흥민의 월드컵 출전 여부를 알 수 없는 ‘날벼락’ 같은 상황이 대표팀에 닥친 것이다.

○ “수술 후 최소 4주간 회복 시간 필요” 의견 많아

손흥민은 2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마르세유(프랑스)와의 경기에서 상대 팀 수비수의 어깨에 얼굴을 부딪혀 쓰러졌다. 왼쪽 눈 주변이 크게 부은 채로 구단 스태프의 부축을 받아 라커룸으로 갔다. 손흥민이 경기 종료 후 라커룸으로 들어온 팀 동료들과 함께 웃는 얼굴로 찍은 사진이 공개되면서 가벼운 타박상이거나 뇌진탕일 것으로 예상됐지만 골절 진단과 함께 수술을 받게 됐다.

손흥민이 수술을 받게 됐다는 소식에 대표팀엔 비상이 걸렸다. 영국 매체들도 이 같은 상황을 비중 있게 전했다. BBC는 “수술을 받게 된 손흥민이 월드컵에 출전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한국 대표팀엔 큰 타격”이라고 전했다. 축구 전문 매체 풋볼365도 “손흥민의 월드컵 참가에 의문이 제기된다. 한국 대표팀엔 절망스러운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최종우 서울아산병원 성형외과 교수는 “(얼굴 부위는) 골절 양상에 따라 다르지만 수술 뒤 최소 2주 동안은 가벼운 운동도 쉽지 않다. 축구 선수는 몸싸움으로 부상 재발 위험도 높아 4∼6주 정도는 안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2018년까지 22년간 대한축구협회 의무분과 부위원장을 지낸 나영무 솔병원 원장(재활의학과 전문의)도 “수술을 한다는 건 뼈에 어긋난 부분이 있다는 의미다. 이런 경우 회복까지는 적어도 4주 이상이 걸린다”고 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24일 오후 10시(한국 시간) 우루과이와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첫 경기를 치른다. 짧아도 4주가량의 회복 기간을 감안하면 손흥민의 조별리그 1차전 출전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 부상 19일 만에 복귀한 사례도 있어

손흥민이 월드컵에 출전할 수 있다는 낙관적인 예상이 없는 건 아니다.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은 “수술 뒤 치료가 잘 이뤄진다면 손흥민이 카타르에서 뛸 수 있다”며 “소식통에 따르면 13일 토트넘과 리즈 유나이티드의 EPL 경기에 보호 마스크를 쓰고 출전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해외 매체들은 케빈 더브라위너(31·맨체스터시티)의 사례도 언급했다. 더브라위너는 지난해 5월 30일 경기 도중 코와 눈 주변 골절 부상을 당했다. 벨기에 국가대표인 더브라위너는 부상 뒤 19일 만에 A매치를 뛰었다. 당시 덴마크를 상대로 역전 골까지 넣으며 벨기에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2014년과 2018년 월드컵 직전에 부상으로 대표팀에서 낙마했던 김진수(30·전북)는 3일 경기 파주 축구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 입소해 “친구이자 동료인 흥민이와 연락했다. 잘될 거라고 얘기했다”며 “흥민이도 잘될 거라고 말했다. 긍정적으로 생각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 12일 발표 최종 엔트리엔 포함될 듯

파울루 벤투 감독. 대한축구협회 제공

카타르행 비행기에 오를 26명의 축구 국가대표팀 최종 엔트리는 12일 공개된다. 4년 전 러시아 월드컵까지는 최종 엔트리가 23명이었지만 카타르 대회부터 3명이 더 늘었다. 벤투 감독은 11일 경기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아이슬란드와 평가전을 치른 다음 날 카타르 월드컵 출전 최종 명단을 발표한다.

손흥민은 12일 발표되는 26명의 엔트리엔 이름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수술 경과와 회복 속도를 지켜봐야 하겠지만 대표팀이 우루과이와 조별리그 첫 경기를 치르는 24일까지는 명단 발표 후로도 12일간의 시간이 있는 데다 조별리그 1차전 킥오프 24시간 전까지는 부상 선수 교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벤투 감독이 한국 축구의 절대적 존재인 손흥민의 이름을 12일 발표하는 엔트리에 올리지 않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최종 명단에 넣은 뒤 막판까지 손흥민의 상태를 지켜보면서 경기 출전 여부를 결정하면 된다.

카타르 월드컵 본선에 오른 32개국은 14일까지 26명의 최종 엔트리를 국제축구연맹(FIFA)에 제출해야 한다. 손흥민의 경우처럼 부상으로 교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각국이 지난달 14일 FIFA에 제출한 예비 엔트리 55명에 포함되지 않은 선수라도 교체가 가능하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