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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압사’ 112 녹취 공개 안 하려고 했다”

입력 | 2022-11-04 03:00:00

[이태원 핼러윈 참사]
여권 “대통령실 규명 의지에 공개”




윤희근 경찰청장이 3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이태원 사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오른쪽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김동주기자 zoo@donga.com

경찰이 이태원 핼러윈 참사 사고 발생 4시간 전부터 압사 위험을 알리는 신고를 받은 내용이 담긴 ‘112 신고 내역’ 녹취록 전문 공개에 난색을 표명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1일 전문 공개가 전격적으로 이뤄진 데는 대통령실의 의중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 관계자는 이날 “경찰이 112 신고 녹취록을 처음에는 공개할 계획이 없었던 걸로 알고 있다”며 “전문 공개는 용산 대통령실의 의중이 반영된 조치”라고 말했다. 또 “경찰이 1일 오전 윤석열 대통령의 국무회의 참석 전 대통령실에 112 신고 내용을 보고하고도 오후 늦게야 전문을 공개한 것도 문제”라며 “당시 대응 과정이 면밀히 규명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이에 대해 “‘한 점 의혹이 없도록 철저히 진상을 밝히라’는 윤 대통령의 지시가 이 사안에 대한 처리 방침을 준 것”이라며 “(경찰이) 자기 치부를 드러내는 거니 (녹취록 전문 공개에) 주저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최근 경찰에서 작성한 시민단체 동향이 담긴 ‘정책 참고자료’ 등 경찰 내부 문건이 연달아 공개된 상황도 심상치 않게 보고 있다. 경찰 내부에서 비난의 화살을 외부로 돌리고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문건을 유출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김한규 의원도 2일 라디오에서 “이런 자료가 공개됐다는 것 자체부터가 되게 놀랍다”고 말했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