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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만 더 견뎌주세요”…봉화 광산사고 가족들 ‘손편지’ 보내

입력 | 2022-11-04 15:46:00

가족들의 마음을 담은 편지는 음식·의약품 등 비상구난품과 함께 시추를 통해 확보한 구멍을 통해 투입할 계획이다. 2022.11.4/뉴스1


“아버지 밖에 아버지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어요. 많이 힘들겠지만 힘내시고 밖에서도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조금만 더 견뎌주세요.”

경북 봉화군의 한 아연 광산에서 매몰 사고가 발생한지 열흘째인 4일 고립된 작업자 아들이 아버지의 극적인 생환을 기원하며 이같이 편지를 작성했다. 경북소방본부는 이날 오전 가족이 쓴 손편지를 비롯해 미음과 식염포도당, 진통해열제, 보온덮개, 음료, 야광스틱 등을 낚싯줄로 연결해 지하 갱도로 내려보냈다.

지난달 26일 봉화군 재산면 갈산리의 한 아연 광산 갱도에서 매몰사고가 발생했다. 제1수직갱도 하부 46m 지점 갱도에 뻘(샌드) 300~900t이 쏟아지면서 당시 작업 중이던 조장 박 씨(62)와 보조작업자 박 씨(56) 등 광부 2명이 고립된 것이다. 이들이 갇힌 곳은 지하 190m 지점으로 추정된다.

매몰사고가 발생한 봉화 광산에서 시추공을 통해 지하 갱도로 내려보낼 기초의약품과 손편지를 담은 비닐봉지가 낚시줄로 연결돼 있다. 뉴시스


구조 당국은 작업자 2명의 생존반응 여부 확인과 구조 진입로 확보 작업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소방당국은 이날 천공기 3대를 추가 배치해 총 11개 지점에 시추작업을 벌인다고 밝혔다. 이중 3, 4, 6호공은 목표지점에 도달해 내시경카메라, 음향탐지기 등을 통해 생존자 확인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hs87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