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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믹스 드시면서 나타나실 것”…봉화 광산 예언 댓글 ‘적중’

입력 | 2022-11-05 15:36:00

경북 봉화군 아연광산 매몰 사고로 고립됐던 광부 2명이 10일만인 4일 오후 11시3분쯤 무사히 구조되고 있다. (소방청 제공) 2022.11.5/뉴스1


경북 봉화 광산 매몰 사고로 고립된 광부 2명이 열흘 만에 기적적으로 무사히 구조된 가운데, 한 누리꾼이 “커피믹스 드시면서 나타나실 것”이라고 정확히 예언했던 댓글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4일 경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11시3분쯤 지하 갱도에 고립됐던 광부 2명이 무사히 구조됐다. 사고 발생 221시간 만에 기적적으로 생환한 것이다.

앞서 같은 날 오전 12시 40분께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봉화 매몰 광산 구조 작업에 사용된 내시경과 관련한 글이 올라왔다. 내시경 탐색에도 작업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었다.

이 글을 본 누리꾼 A씨는 “내일 아침에 커피믹스 드시면서 나타나실 거예요. 낮밤이 바뀌어서 주무시는 듯”이라며 무사귀환을 바라는 댓글을 남겼다.

그러자 다른 누리꾼들은 “인성 터졌다”, “당신 아버지 혼수상태에 계실 때 친구가 당신한테 ‘내일 아침 커피 한 잔 먹으면서 깨어날 거야’ 하면 힘이 남?”이라며 A씨를 질타했다. 심각한 문제에 너무 장난스럽게 댓글을 달았다는 것. A씨의 댓글에는 수십 개의 ‘비추천’도 이어졌다.

구조 소식이 전해지기 전 누리꾼 A씨는 “내일 아침에 커피믹스 드시면서 나타나실 것”이라고 예언하며 무사귀환을 빌었다. (보배드림 갈무리)

이에 A씨는 “내시경 카메라에 안 보이시니 어딘가 다른 곳에 피신하셔서 계실 거라고 생각하고 적은 글이다. 저도 건강한 모습으로 나오시길 바란다. 가지고 계신다는 커피믹스 드시고 계실 정도로 문제가 없을 것이란 의미였다”고 적극 해명했다.

이날 밤, A씨의 글은 성지가 되었다. 고립됐던 광부들이 멀쩡히 걸어서 살아돌아온 것. 구조된 두 광부는 비닐로 천막을 치고 모닥불을 피워 221시간을 견뎌냈으며, 작업에 갖고 들어간 물과 커피믹스 등으로 연명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A씨의 댓글을 다시 찾아 들어가 “와, 님 예언가세요?”, “성지 순례 왔다. 로또 1등 부탁드린다”, “소문 듣고 왔다. 로또 1등 되게 해주세요”, “대박. 추천 놓고 소원 빌고 간다”, “기운 받아 간다” 등의 댓글을 쏟아냈다.

한편 생환한 두 광부는 건강 회복 속도가 빨라 수일 내 퇴원까지 할 수 있을 것으로 전해졌다. 5일 주치의 방종효 경북 안동병원 신장내과 과장은 “(두 사람이) 평소에 상당히 체력이 좋았던 것 같다”며 “오늘 점심부터는 죽부터 소량으로 식사도 시작하실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