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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밥에 소주 한잔, 그리고 부모님 산소” 221시간 버티며 그리던 것

입력 | 2022-11-05 15:39:00


경북 봉화군 아연광산 매몰 사고로 고립됐다 221시간 만에 생환해 안동병원에서 치료 중인 작업반장 박모 씨(62)의 손. 뉴스1


경북 봉화군 광산 매몰사고에서 221시간만에 극적으로 생환한 작업자들이 고립 당시 가장 먹고 싶었던 음식은 ‘밥 한그릇에 소주한잔’ 그리고 ‘콜라와 미역국’이었다.

전날 구조된 작업 조장 박모 씨(62)와 보조 작업자 박모 씨(56)는 5일 현재 경북 안동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두 사람의 건강은 빠르게 호전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5일 방종효 안동병원 신장내과장은 “두 분이 작업 시 들고 들어갔던 커피믹스를 식사 대용으로 3일에 걸쳐서 드신 게 상당히 많은 도움이 된 거 같다”며 “초기 저체온증 증세와 근육통을 호소했지만 정신적, 육체적으로 회복 속도가 굉장히 빠르다. 두 분 모두 현재 상당히 안정을 찾았다”고 밝혔다. 

경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조장인 박 씨는 ‘갱도에 갇혀 있을 때 뭐가 제일 드시고 싶었냐?’는 물음에 “밥 한그릇 먹으며 소주 한잔하고 싶다”고 했고, 보조 작업자 박 씨는 “콜라와 미역국”이라고 답했다. 

또 ‘구조 이후에 무엇을 하고 싶었냐?’고 묻자 조장 박 씨는 “부모님 산소를 찾아뵙고 절을 드리고 싶다”고 했고, 보조 작업자 박 씨는 “바다에 가고 싶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지난달 26일 오후 봉화군 재산면 갈산리의 아연 광산 갱도에서 작업하다 매몰사고를 당했다. 수직갱도(제1수갱) 하부 46m 지점에 뻘 900여t이 쏟아지면서 수직 갱도를 막은 것이다. 이 사고로 2명이 지하 190m 지점에 갇혀 외부와 연락이 끊겼다.

이들은 10일이 경과한 4 오후 11시 3분경 극적으로 구조됐다. 갱도에 고립된지 221시간 만이다. 이들은 갱도 속에서 주변에 있던 비닐로 천막을 만들고, 모닥불을 피워 체온을 유지하며 버텼다. 또 작업 시 들고 들어갔던 커피믹스를 식사 대용으로 마시며 열흘을 견뎠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