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 출구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추모공간을 찾은 외국인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22.11.5 뉴스1
156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태원 핼러윈 참사’ 관련해 “한국은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이후 27년 동안 무엇을 배웠는지 의문을 품게 됐다”고 미국 워싱턴포스트(WP)가 4일(현지시간) 밝혔다.
WP는 1995년 6월 서울 서초구 삼풍백화점이 붕괴해 502명이 숨진 참사를 소개하며 “삼풍 참사는 한국의 현대화에 대한 열정이 하청업체와 정부 관리들이 안전에 대한 비용을 절감하게 했는지 의문을 제기했다”고 말했다.
WP는 당시 백화점 경영진과 건설사가 수익 증대를 위해 안전 수칙을 위반하고 건물을 불법 증축했으며 경영진은 붕괴 직전 벽 균열 조짐을 보고 받고도 영업을 진행했다며 참사는 충분히 예방할 수 있었으나 그렇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군중 충돌이 심각해지기 몇시간 전부터 긴급전화가 쇄도했으나 경찰은 이를 무시했다”며 “경찰 측은 이태원에 약 10만명 인파가 쏟아질 거라 예상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지역에 137명 경찰을 배치했다고 비난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경찰은 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데 대해 실수를 인정했고 한국 고위 관리들도 이에 사과했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으리라 다시 한번 다짐했는데 이는 1995년 전임자들이 했던 것과 같다”고 했다.
알렉시스 더든 미 코네티컷대 역사학 동아시아전공 교수는 “두 참사 모두 ‘어쩔 수 없었다’는 등 무책임함을 보인다”며 “그러면서 목숨이 희생됐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 모든 비극이 얼마나 예방 가능했는지를 깨닫는 것은 너무 슬프고 특히 유족들은 분개할만하다”고 했다.
더든 교수는 이번 참사에서 외국인 26명이 희생됐다는 점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한국에는 전 세계인들을 끌어당기는 무언가 ‘쿨’한 것이 있지만 여기에 어울리는 책임감은 갖추지 못한 것 같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