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檢 “정진상 외장하드 암호 해제 중”…민주당 “정진상 아들의 것”

입력 | 2022-11-06 13:51:00

검찰 “정 실장이 비밀번호 제공 안해… 아들 노트북은 압수한바 없어“
민주당 “수사협조 안하는 것처럼 보이도록 하는 꼼수”




9월 16일 오후 서울 강남구 두산건설 본사에서 관계자들이 드나들고 있다. 수원지검 성남지청 형사3부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성남 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두산건설, 성남FC 사무실 등 20여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 중이다. 뉴시스



성남FC 후원금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9월 16일 정진상 대표실 정무조정실장 자택에서 확보한 ‘외장하드’를 두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검찰은 정 실장 측이 외장하드 비밀번호를 제공하지 않아 암호를 해제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해당 외장하드가 정 실장 아들의 것이며 포렌식을 통해 검찰도 이를 확인했다는 입장이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검 성남지청은 5일 오후 문자 공지를 통해 “정진상 실장 주거지에서 압수한 ‘외장하드’ 포렌식 과정에서 암호가 걸려 있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검찰은 “포렌식 절차에 참여한 변호인에게 비밀번호 제공 의사를 확인했으나 이를 거부해 비밀번호 해제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며 “현재까지 파일 내용을 확인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검찰은 외장하드가 정 실장 아들의 것이라는 민주당 입장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검찰은 “위 ‘외장하드’와 별도로 압수수색 당시 정 실장 측이 아들의 소유라고 주장한 ‘노트북’은 압수수색 현장에서 별도로 압수한 바 없다“며 ”사실과 다른 일방의 주장에 대해 진상을 확인 후 보도해달라“고 했다.

이에 앞서 민주당은 5일 오전 문자 공지를 통해 정 실장 측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은 “정 실장이 검찰이 압수한 자신의 외장하드 비밀번호를 제출하지 않고 있다는 보도는 명백히 사실과 다르다“며 ”검찰이 압수한 외장하드는 정 실장 아들의 것이며 검찰이 포렌식으로 이를 확인했음에도 악의적으로 내용을 왜곡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장하드가 애플 전용 제품이라 압수수색 현장에서 포렌식이 불가해 검찰은 우선 물품을 압수했고, 이후 정 실장 측의 입회 하에 포렌식을 실시했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포렌식 결과 정 실장 아들 소유로 밝혀졌으며 양 측 모두 이를 확인했다”며 “외장하드가 정 실장의 것이라는 주장도, 비밀번호를 숨겨 내용 확인이 안된다는 주장도 모두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수사에 협조 않고 자료 제출을 거부하는 것처럼 보이도록 하려는 검찰의 꼼수”라고 비판했다.

성남FC 후원금 의혹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성남시장 재임 당시 성남FC 구단주로 있으면서 2016∼2018년 두산건설, 네이버, 차병원, NH농협은행 등 기업들로부터 160억여 원의 후원금을 유치하고, 이들 기업은 건축 인허가 등의 편의를 받았다는 내용이다.

검찰은 9월 30일 이 의혹에 연루된 전 성남시 전략추진팀장 A 씨를 제3자 뇌물수수 혐의로, 전 두산건설 대표 B 씨를 뇌물공여 혐의로 기소했다. 그러면서 이들의 공소장에 이 대표와 당시 시 정책실장이던 정 실장을 공범으로 적시했다. 검찰은 정 실장 자택에서 발견한 외장하드에 이들의 공모 관계를 입증하는 유의미한 자료가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신희철 기자 hc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