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군 격추 이란제 드론 잔해. 뉴시스
이란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무인기(드론)을 제공한 사실을 5일 처음으로 시인했다.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이란 외교장관은 이날 국영 IRNA통신에 “우크라이나 전쟁 몇 개월 전 러시아에 드론을 조금 보냈다”고 밝혔다. 어떤 드론을 몇 대 제공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이란은 그간 드론 제공 사실 자체를 부인해 왔다. 이란은 러시아에 미사일도 공급했다는 서방 주장에는 “완전히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와 서방은 러시아가 올 8월부터 우크라이나의 주요 인프라 및 민간인 공격에 이란제 드론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17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는 이란제 자폭 드론의 공격으로 최소 8명의 민간인이 숨졌다. 또 키이우 전력시설 공격에도 이란제 드론이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우크라이나 측은 이란이 자폭 드론 ‘샤드-136’, 정밀 타격이 가능한 공격용 드론 ‘모하제르-6’ 2000여 기를 러시아에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키이우 시 당국이 전기가 완전히 끊어지는 최악의 상황을 대비해 시민 300만 명의 대피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5일 전했다. 로만 카추크 키이우 보안국장은 “러시아군의 공격이 이어지면 전력 체계를 완전히 잃을 수 있다”며 “최소 12시간 전에는 (전기 공급 중단 상황이 다가옴을) 알 수 있다. 이 경우 주민들에게 이곳을 떠나달라고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에너지당국에 따르면 현재까지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우크라이나 내 전체 전력 시설의 40% 손상됐고 140만 가구가 정전됐다. 완전 단전 시 수도 공급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키이우 당국은 난방 중단에 대비해 난방 대피소 1000곳을 마련해뒀다고 밝혔다.
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