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과학연구원 이연주 CI
1일 대전 기초과학연구원(IBS)에 선 이연주 IBS 기후 및 지구과학연구단 행성대기그룹 CI. IBS 제공
샛별, 새벽별, 저녁별, 개밥바라기…. 여러 이름으로 불리는 이 천체는 해 뜨기 직전이나 해가 진 직후 밝게 빛나는 금성이다. 이 금성을 연구해 지구의 미래를 찾겠다는 행성 과학자가 있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의 첫 지구과학 분야 연구단으로 올해 6월 발족된 ‘기후 및 지구과학 연구단’의 ‘행성대기그룹’을 이끄는 이연주 CI(수석연구자급 연구원·39). IBS는 미래세대의 리더를 육성하기 위해 매년 연구단장에 준하는 CI를 선정해 스스로 연구주제를 정하고 조직도 구성하는 ‘전권’을 준다. 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소를 거쳐 유럽우주국(ESA)과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 등에서 금성을 연구해온 그를 IBS 본원에서 만났다.
―달과 화성에 가겠다고 시끌벅적한 요즘, 왜 금성인가.
―‘금성 연구의 르네상스가 왔다’는 말이 들린다.
“1980년대 옛 소련의 베네라 탐사선이 금성에 착륙해 지표가 메말랐다는 사실을 발견하면서 금성 탐사가 중단됐다. 그런데 지난해 ESA는 ‘인비전’,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다빈치+’와 ‘베리타스’라는 금성 탐사선을 보낸다는 계획을 각각 발표했다. 러시아도 1984년 종료된 베네라 계획을 잇는 ‘베네라-D 계획’을 내놓았고 인도는 슈크라얀 1호라는 금성 탐사선 발사를 준비 중이다. 최근 금성의 새로운 면모가 포착됐기 때문이다.”
―금성의 새로운 면모라니….
“유럽 최초의 화성 탐사선 ‘마스 익스프레스’의 카피 제품을 금성 탐사에 이용한 게 ESA의 금성 탐사선 ‘비너스 익스프레스’(2005∼2014년)였다. 이 탐사를 통해 화산 등 금성의 지질 활동이 활발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금성의 구름 상층에 관측되는 미확인 흡수체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미확인 흡수체가 자외선을 흡수하는 양이 달라지면 금성 대기가 변할 수밖에 없는데, 이는 금성에도 기후변화가 있다는 가능성을 알려주는 것이다.”
―금성 관측은 어떻게 하나.
“일본 JAXA의 금성 탐사선 ‘아카쓰키’가 전 세계에 금성 관측 이미지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아카쓰키의 수명이 언제 다할지 모른다. 국내 스타트업들과 협업해 초소형위성(큐브샛)을 띄워 금성을 관측하고 싶다.”
―금성 연구를 통해 꿈꾸는 미래는….
대전=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