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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김정은 풍산개’ 3마리 국가 반납”…권성동 “좀스럽고 민망”

입력 | 2022-11-07 10:23:00

풍산개 관리비 월 250만원 지원 놓고 마찰




문재인 전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가진 영국 공영방송사 BBC와 인터뷰에서 로라 비커 서울 특파원에게 평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선물받은 풍산개 곰이와 송강을 소개하고 있다. 2018.10.12. 청와대 제공

문재인 전 대통령 측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받은 풍산개 3마리를 국가에 반납하겠다는 의사를 최근 정부에 전달했다. 여권에서는 “좀스럽고 민망한 일”이라며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7일 정치권 및 행정안전부 등에 따르면 문 전 대통령 측은 지난 5일 이같은 의사를 행정안전부에 통보했다. 이를 두고 월 250만 원에 이르는 개 관리비를 누가 부담하느냐를 놓고 문 전 대통령 측과 정부 사이 이견이 생겼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문 전 대통령은 2018년 9월 18일 평양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 위원장 부부로부터 풍산개 ‘곰이’(암컷)와 ‘송강’(수컷)을 선물하겠다는 약속을 받았고, 우리 정부는 같은 달 27일 판문점을 통해 강아지들을 인수했다.

이후 문 전 대통령이 양산 자택에서부터 키워왔던 풍산개 ‘마루’와 곰이 사이에서 새끼 7마리가 태어나 이 중 6마리는 다른 가정에 입양됐다. 청와대에 남은 ‘다운이’는 지난 5월 문 전 대통령과 함께 경남 양산 사저로 내려갔다.

문 전 대통령의 퇴임 직전, 문 전 대통령 측 오종식 비서관과 정부 측 심성보 대통령기록관장은 ‘풍산개를 관리하는 데 필요한 경비를 예산으로 지원할 수 있다’는 내용의 협약서를 주고받았다.

이를 바탕으로 행안부는 한 달 기준 사룟값 35만 원, 의료비 15만 원, 관리 용역비 200만 원 등 총 250만 원 정도의 예산 편성안을 만들었는데, 행안부 내부와 법제처 안팎에서 반대 의견이 나와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그러자 문 전 대통령 측이 “풍산개들이 법상 대통령기록물인 국가재산이기 때문에 도로 데려가라”고 했다는 것이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 사진공동취재단

이와 관련해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올해 3월 문 전 대통령은 당시 윤석열 당선인을 청와대로 초청한 자리에서 풍산개를 데려가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며 “윤 당선인 역시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이라 키우던 사람이 계속 기르는 것이 좋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문 전 대통령을 향해 “퇴임 이후 본인이 키우는 강아지 사육비까지 국민혈세로 충당해야겠느냐”며 “겉으로는 SNS에 반려동물 사진을 올리면서 관심 끌더니, 속으로는 사룟값이 아까웠나. 참으로 좀스럽고 민망한 일”이라고 날을 세웠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