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 카호우카 댐이 6일(현지시간) 미사일을 맞아 갑문이 손상됐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서로를 배후로 지목하고 있는 가운데 추가 공격으로 댐 하류 지역에 대규모 홍수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가 임명한 키릴 스트레모우소프 헤르손주 부수반은 “카호우카 수력발전소 댐 하류 5㎞ 지점에 있는 노바야 카호우카에서 주민들이 대피하고 있을 때 우크라이나군이 카호우카 댐을 포격했다”며 “댐 갑문이 손상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 미사일 6발을 발사해 그 중 1발이 갑문에 피해를 입혔다고 주장했다. 5발은 격추했다고 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댐을 파괴할 준비를 하고 있다면서 관련 증거를 갖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반대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군이 홍수를 일으키기 위해 전략 시설을 폭파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경고해 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군이 카호우카 댐에 지뢰를 매설해 위장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며 “약 1800만㎥의 물을 저장하고 있는 댐이 폭파된다면 80개 이상의 마을에 홍수가 발생해 수십만명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또 남쪽으로 물 공급을 끊는 것은 유럽 최대 원자력발전소인 자포리자 원전 냉각 시스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러시아가 임명한 블라디미르 살도 헤르손주 행정부 수반은 댐이 붕괴되면 드니프로강 서안에 홍수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베리슬라우 주민들이 오는 10일까지 대피하라는 명령을 받았다고 우크라이나 총참모부가 밝혔다. 이 지역은 드니프로강 서안에 위치해 있다.
이와 함께 헤르손주는 러시아에 점령된 이래 이날 처음으로 대규모 정전 및 단수가 발생했다.
알자지라 통신은 “헤르손은 지난 2월(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며칠 만에 함락됐지만 이처럼 정전이 발생한 것은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러시아군은 헤르손에서 우크라이나군의 공격 가능성을 경고하면서 주민 강제 대피를 진행 중이다.
그러나 우크라이나는 이것이 자신들을 시가전에 끌어들이기 위한 유인 작전으로 보고 있다. 러시아군이 후퇴하고 있다는 확신을 심어주려 하고 있지만 동시에 군 병력을 계속 배치하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