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서 압사 참사가 발생한 직후인 지난달 30일 새벽 현장이 출동한 소방차와 구급차들로 가득차 있다. 2022.10.30 뉴스1
이태원 압사 참사 당시 소생 가능성이 있는 중환자들을 치료할 병상이 제 때 확보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일부 중환자는 현장에서 최장 27㎞나 떨어진 병원으로 이송되는 일이 벌어졌다.
7일 더불어민주당의 남인순·신현영 의원실이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은 이태원 참사 당시 ‘의료대응 조치 현황’에 따르면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상황실은 참사 발생 30여분 후인 10월 29일 밤 10시48분 서울구급상황관리센터로부터 인근 의료기관 수용 가능 정보를 요청받았다.
이에 밤 10시59분 ‘국립중앙의료원 중환자 1명 수용 가능’ 정보를 소방과 공유하는 것을 시작으로 병상 파악에 나선 이후 △4명(11시~11시5분) △6명(11시11분) △8명(11시18분) △11명(11시47분) △16명(0시6분) 등의 중환자 병상을 확보했다.
참사 발생 1시간이 지났지만 한자릿수 병상만 확보됐고, 발생 2시간 가까이 지난 밤 12시6분까지도 채 20명의 중환자를 치료할 병상이 확보되지 않은 것이다. 30일 오전 1시43분에야 수용 가능 중환자 수가 22명으로 늘었다.
10㎞ 내 의료기관 사상자 수용 능력 현황. 신현영 의원실 제공
이들 중환자들은 멀게는 27㎞ 떨어진 경기 고양시 명지명원에 1명이 이송된 것을 비롯해 이화여대목동병원(12㎞) 3명, 삼육서울병원(11.7㎞) 1명, 한림대 강남성심병원(10㎞) 2명 등 상당히 먼 거리의 병원으로 옮겨진 중환자들도 여럿이었다.
반면 현장에서 가장 가까운 순천향대서울병원에는 중환자가 한 명도 이송되지 않았다. 김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이 병원에는 55명이 이송됐는데, 대부분 사망(17명)과 심정지 환자(37명)였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재난 응급의료체계에서 환자 이송을 분산할 컨트롤타워인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상황실이 제 역할을 못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대한응급의학의사회 회장인 이형민 한림대성심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순천향대서울병원이 아직 호흡하고 응급조치를 취하면 살아날 우선순위의 중환자를 배정받았어야 한다”며 “그런데 심정지 환자가 이송됐다”고 재난 응급의료체계 대응 문제를 지적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