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경엽 감독. 뉴스1 DB
LG 구단은 지난 6일 염 감독과 계약 기간 3년에 총액 21억원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에 올해 정규시즌 2위와 플레이오프 탈락에 그쳤던 LG는 2025시즌까지 염 감독 체제로 대권에 도전하게 됐다.
LG 구단이 염 감독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는 것은 대우를 통해 잘 드러난다.
당시 류 전 감독은 삼성 라이온즈에서 통합 우승 4연패(2011~2014년)를 이루는 등 화려한 경력이 있었다. 반면 염 감독은 넥센 히어로즈(키움 히어로즈의 전신)와 SK 와이번스(SSG 랜더스의 전신) 사령탑 시절 정규시즌 1위와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한 적이 없다. 그럼에도 LG는 염 감독을 류 전 감독과 비교해 모자라지 않은 계약 조건을 제시했다.
아울러 염 감독은 현역 국내 감독 중 최고 대우를 받는다. 지난해 KT 위즈의 통합 우승을 이끌며 3년 총액 20억원(계약금 5억원, 연봉 5억원)에 재계약을 맺은 이강철 감독보다 더 나은 조건이다.
그만큼 LG가 염 감독에게 바라는 것도 뚜렷한데 바로 우승이다.
LG는 1994년 통합 우승을 끝으로 한 번도 정상에 등극하지 못했고, 한국시리즈 무대도 20년째 밟지 못했다. 매년 우승권 전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도 번번이 쓴맛을 봤다. 올해도 구단 정규시즌 최다승(87승)을 거두며 기대감을 키웠지만 플레이오프에서 키움 히어로즈에 허무하게 탈락했다.
염경엽 감독. 뉴스1 DB
염 감독은 선수 시절 현대 유니콘스에서, 단장 시절 SK에서 우승을 경험한 바 있으나 감독으로 정규리그 1위와 한국시리즈 우승을 달성한 적이 없다. 그는 오래 전부터 “선수, 감독, 단장으로 모두 우승하는 커리어를 만들고 싶다”고 밝히기도 했다.
염 감독은 넥센과 SK 감독을 맡았을 때 소기의 성과를 거둔 적도 있지만 결과적으로 새드엔딩을 맞았다.
감독 염경엽의 토대를 닦게 해준 넥센에서는 구단 첫 가을야구(2013년) 및 한국시리즈 진출(2014녀)이라는 이정표를 세웠으나 2016년 준플레이오프 탈락 직후 경영진과 마찰로 1년 계약을 남기고 사퇴했다. 당시 염 감독이 일부 코치진을 데리고 타 구단으로 떠날 것이라는 이야기가 야구계에 퍼지면서 구단과 염 감독 사이가 뒤틀어졌다.
염 감독은 LG에서 명예 회복을 다짐하면서 우승 감독 꿈을 이루겠다는 각오다. 그는 “포스트시즌에서의 실패를 구단에서 오히려 더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나 역시 실패를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 2년간 내가 만든 감독 매뉴얼의 장단점을 정리하고 반성하는 시간을 가졌다”며 “나와 구단, 팬들 모두 우승이라는 목표가 같은 만큼 통일된 마음으로 함께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LG의 우승은 염 감독 야구 인생에 최고의 성과가 될 수 있다. 그리고 감독 염경엽의 이력에 화려한 마침표가 될 수 있다. 그는 “우승 감독이 되면 물러날 의사가 있다”는 뜻을 피력했다.이번에는 염 감독이 바라는 해피엔딩이 가능할까.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