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여자부 KGC인삼공사의 ‘여고생 세터’ 박은지(18)가 팀을 연패에서 구해냈다.
KGC인삼공사는 6일 광주 페퍼스타디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1라운드 광주 방문경기에서 두 세트를 먼저 내주고도 페퍼저축은행에 3-2(19-25, 15-25, 25-19, 25-23, 15-13) 역전승을 거뒀다.
올 시즌 첫 경기 승리 이후 2연패 중이던 KGC인삼공사는 이날 페퍼저축은행을 상대로 역전승을 거두며 분위기 전환점을 맞이했다.
KGC인삼공사 신인 세터 박은지. 한국배구연맹(KOVO) 제공
고 감독이 이날 박은지 카드를 꺼내든 건 2세트 11-18 상황이었다. 경기 시작 27분 만에 1세트를 내준 뒤 2세트마저 내줄 위기에 처하자 베테랑 세터 염혜선(31)의 관록 대신 신인 선수 박은지의 패기를 믿어보기로 한 것이다. 3세트부터는 아예 박은지를 스타팅으로 내세웠다.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1세트 때 26.19%, 2세트 때 30.76%였던 KGC인삼공사의 공격성공률은 3세트 때 47.36%까지 올라왔다. 특히 이날 팀 내 최다 득점인 34점을 올린 외국인 선수 엘리자벳(23·헝가리)의 공격성공률은 1세트 22.2%, 2세트 25%에서 3세트에 66.67%까지 치솟았다. 이전까지 팀이 치른 3경기에서 세트(토스) 시도 68개를 기록했던 박은지는 이날만 세트 102개를 공격수에게 띄워 보냈다.
박은지는 “팀이 지고 있는 상황에서 경기에 투입돼 긴장도 많이 됐지만 이겨서 뿌듯하고 기쁘다. 언니들이 제게 ‘자신 있게 하라’는 응원을 해줘서 더 과감하게 할 수 있었다”며 “서브와 블로킹에서는 자신감이 있지만, 최근에 토스 감각을 못 찾고 있었는데 동료들이 책임지고 때리려고 해서 이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정훈 기자 h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