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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장 “인파 우려 보고서, 용산 정보과장이 삭제 지시”

입력 | 2022-11-07 16:32:00


윤희근 경찰청장이 7일 서울 용산경찰서 정보과에서 이태원 핼러윈 축제를 앞두고 작성됐던 안전 대책 보고서가 참사 이후 삭제된 것에 대해 “정보과장이 삭제 지시했다고 보고 받았다”고 밝혔다.

윤 청장은 이날 오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현안질의에서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이태원 핼러윈 축제 공공안녕 위험 분석’이라는 사고 발생 우려된다는 문건을 만들었는데, 삭제 지시했다고 한다. 보고 받으셨냐”고 묻자 이같이 답했다.

장 의원이 공개한 ‘이태원 핼러윈 축제 공공안녕 위험 분석’ 보면 용산경찰서 정보과는 지난달 26일 “이태원 해밀톤 호텔, 많은 인파로 보행자 도로 난입, 사고 발생 우려”라는 내용이 포함된 문건을 만들었다.

또 용산경찰서 112치안종합상황실은 지난달 25일 “평일이나 통상 주말 대비 지하철 이태원역 승하차 인원이 1.5~2배 이상으로 증가. 곳곳에 인파가 운집해 무질서와 사건·사고가 빈발하는 시기”라는 ‘2022 핼러윈 데이 종합 치안대책’을 만들었다.

하지만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이후 정보과 보고서가 삭제됐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가 수사를 진행 중이다.

특수본은 전날 용산경찰서 정보과장과 계장을 직권남용, 증거인멸,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했다.

이들은 해당 보고서 원본 파일을 담당자 컴퓨터에서 삭제하고, 작성자에게 해당 보고서를 작성하지 않은 것으로 하자는 취지로 회유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동욱 특수본 대변인은 “관련 참고인 조사를 통해 보고서 작성자의 컴퓨터에 저장된 보고서 한글 파일이 삭제된 사실과 회유 정황을 파악했다”며 “삭제 경위 등은 계속 수사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보고서를 작성하지 않은 거로 하자고 (회유를) 한 것으로 조사에서 (확인됐다)”며 “한글 파일을 삭제한 후에 파일이 없으니까 작업하지 않은 것으로 하자는 (회유)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은 용산경찰서의 보고서 묵살 의혹에 대해서 “용산경찰서 정보과에서 자체 종합 치안대책에 동일한 내용이 반영돼 있다고 생각해 별도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자료를 열람한 서울경찰청 담당자도 보고서 내용이 일반적으로 예상할 수 있는 수준이라 판단, 별다른 추가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