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이 5억 달러 규모의 외화 신종자본증권 콜옵션(조기 상환 권리)을 예정대로 행사하기로 했다. 조기 상환 불발이 국내 기업의 외화 채권 발행에 타격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자 금융당국이 진화에 나선 결과로 풀이된다.
흥국생명은 2017년 11월에 발행한 5억 달러 해외 신종자본증권에 대한 콜옵션을 행사하기로 결정했다고 7일 밝혔다. 회사 측은 “이번 결정은 최근 조기 상환 연기에 따른 금융 시장 혼란을 잠재우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환 자금은 흥국생명의 환매조건부채권(RP)을 주요 시중은행이 매입하는 방식으로 마련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흥국생명은 신종자본증권을 새로 발행해 조기 상환 자금을 마련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레고랜드 사태 등으로 투자 심리가 위축되자 신규 발행과 9일로 예정된 콜옵션 행사를 모두 포기한 바 있다. 13년 만에 국내 금융사가 콜옵션을 미이행하면서 금융권에서는 한국 기업의 외화 채권 발행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