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군 동복댐 저수량 41% 줄어 내년 상반기 제한급수 불가피 마늘-양파 등 월동작물 피해도
광주전남 지역에 심각한 가뭄이 계속되는 가운데 7일 전남 장성군 삼계면 평림댐 인근 강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가을 가뭄이 장기화하면서 광주·전남 지역 주요 식수원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동복호와 주암호 저수량이 3개월째 지속적으로 줄어들어 물 공급에 비상이 걸렸다. 광주시는 1992년 이후 30년 만에 제한급수까지 검토하고 있다.
7일 광주시상수도사업본부에 따르면 이날 현재 광주시의 상수원인 화순군 동복댐의 저수량은 2997만7320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저수량보다 41%가량 줄었다. 저수율도 32.59%로 지난해 같은 기간 73.79%와 비교해 절반이 넘는 수치가 감소했다. 이는 광주시가 급수 통계를 전산화한 1999년 이후 가장 낮은 저수율이다.
동복댐의 저수량과 저수율이 줄어든 것은 예년보다 강수량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동복댐의 올해 1∼9월 강수량은 633mm로, 같은 기간 10년 평균 누적 강수량 1388mm보다 755mm가 적었다.
이정삼 광주시 상수도사업본부장은 “최근 가뭄 상황은 시민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심각해 제한급수와 함께 단수까지도 검토하고 있다”며 “위기의식을 갖고 물 절약 운동에 자발적으로 참여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전남도 사정은 비슷하다. 4대 광역상수원의 저수율이 심각 단계로 떨어졌다. 7일 현재 전남 22개 시군에 식수를 공급하는 주암·장흥·평림·수어댐 등 4개 광역상수원의 저수율은 평균 35.8%로 집계됐다.
이 중 규모가 가장 큰 주암댐의 저수율은 32.3%로 예년 저수율 57.7%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저수량은 1억4900만 t으로, 수돗물 공급 가능 기간이 6개월여에 불과하다. 주암댐은 광주시를 비롯해 목포·여수·순천·광양·나주시, 고흥·보성·화순·함평·영광군 등 전남 10개 시군에 식수를 공급한다. 장성군과 담양군의 상수원인 평림댐의 저수율도 32.9%로 예년 저수율 65.4%에 비해 크게 줄었다. 장흥·강진·해남군 등 10개 자치단체가 상수원으로 활용하는 장흥댐과 주암댐 보조수원인 수어댐 저수율도 36.6%로 예년보다 훨씬 낮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전남도내 일부 섬 지역에서는 이미 제한급수를 하고 있다. 완도군 넙도의 경우 수원지 저수율(6%)이 급격히 감소해 5월부터 하루 급수, 엿새 단수를 시행하고 있다. 2300명의 주민이 거주하는 소안도는 미라제 저수율이 8%에 불과해 1일부터 이틀 급수, 닷새 단수에 들어갔고 금일읍도 7일부터 이틀 급수, 나흘 단수에 돌입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