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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러 국가안보 고위급… ‘핵사용 자제’ 비밀회담”

입력 | 2022-11-08 03:00:00

WSJ “美설리번, 파트너 접촉”
러, 우크라서 ‘거짓 후퇴’ 정황




러시아 핵 위협이 고조되는 가운데 미국과 러시아 국가안보 관련 고위 당직자가 잇달아 비밀리에 대화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6일 보도했다. 러시아의 확전 위험을 줄이고 핵무기 사용을 경고하기 위해서인 것으로 알려졌다.

WSJ에 따르면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최근 몇 달 동안 러시아의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 보좌관,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국가안보회의(NSC) 서기와 이야기를 나눴다. 이 대화들에서 미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확대하지 않도록 하고 핵무기나 대량살상무기를 사용하지 않도록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소통 채널을 항상 열어 놓는 방안도 다뤘다고 한다. 다만 종전 등 우크라이나 전쟁 해소 방안은 주제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주미 러시아대사를 지낸 우샤코프 보좌관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메신저로 알려져 있고 파트루셰프 서기는 설리번 보좌관 카운터파트다.

백악관 NSC 측은 이와 관련해 “사람들은 수많은 주장을 한다”며 즉답을 피했다. 전문가들은 심하게 경색된 양국 관계에서 이 같은 소통으로 접점을 찾아야 한다고 보고 있다.

우크라이나 최대 점령지 헤르손에서 수세에 몰린 러시아가 ‘거짓 후퇴’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 CNN방송에 따르면 최근 주민 300만 소개(疏開)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진 러시아가 실상은 헤르손에서 후퇴하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켜 우크라이나군을 시가전으로 유인하고 있다는 것이다. 나탈리야 후메니우크 우크라이나군 대변인은 “러시아군은 모든 사람이 후퇴 중이라며 설득하려고 하지만 (사람들이) 머물고 있다는 객관적 증거가 있다”고 말했다.

헤르손주 노바카호우카의 카호우카댐 갑문이 포격으로 파손돼 단수, 단전이 이어지며 이 지역 긴장감은 커지고 있다.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은 미국이 지원한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에서 발사된 로켓 6발 가운데 러시아군 방공망을 뚫은 1발이 댐 갑문에 떨어졌다고 이날 보도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푸틴 대통령이 4개월 전만 해도 ‘러시아 영웅’이라고 추켜세운 알렉산드르 라핀 러시아 중부군관구 사령관이 최근 경질된 사실이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 보도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라핀 사령관은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부 전선에서 밀리며 요충지 리만까지 빼앗기자 거센 비난에 휩싸였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