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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윤희근 면전서 “왜 4시간 쳐다만 보고 있었나”

입력 | 2022-11-08 03:00:00

[이태원 핼러윈 참사]
“아비규환 속 권한 없다는 말 나오나… 차량통제 왜 안했는지 이해 안돼”
대통령실 “회의내용 전달하라는 지침”




국가안전시스템 점검회의서 묵념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주재한 국가안전시스템 점검회의에서 이태원 핼러윈 참사 희생자를 기리는 묵념을 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는 정부와 민간 전문가, 여당과 일선 공무원이 한데 모여 재난안전관리 체계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왜 4시간 동안 물끄러미 쳐다만 보고 있었느냐 이거예요. 현장에 나가 있었잖아요.”

윤석열 대통령은 7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가안전시스템 점검회의에서 윤희근 경찰청장의 면전에서 이같이 따져 물었다. 윤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경찰 업무에 대대적인 혁신이 필요하다. 책임 있는 사람에 대해서는 엄정히 그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이어진 비공개 회의에서도 격앙된 어조로 경찰을 강도 높게 질책했다.

윤 대통령은 우선 112 신고가 있었는데도 경찰의 현장 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이유를 따져 물었다. 그는 “초저녁부터 (오후) 5시 40∼50분부터 사람들이 점점 모이고 (오후) 6시 34분에 첫 112 신고가 들어올 정도가 되면 아비규환의 상황이 아니었겠나”라며 “그 상황에서 경찰이 권한이 없다는 말이 나올 수 있나”라고 말했다.

밀집도를 떨어뜨리기 위해 필수적이었던 이태원 해밀톤호텔 앞 도로의 차량통제를 하지 않은 점도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어디 구석에서 벌어진 것이 아니라 주(主)도로 바로 옆에 있는 인도에서 벌어진 사고”라며 “그걸(차량통제) 왜 안 했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 그런 시스템만 어느 정도 작동을 해도 이런 참사는 안 일어난다”고 말했다. 또 “현장에 있던 경찰 137명이 못 할 상황이 아니다”라며 “서울경찰청이나 용산서에서 경찰관들이 추가로 오지 않아도 충분히 대응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재난안전관리체계 점검 및 제도 개선책 논의를 위해 열린 국가안전시스템점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2.11.7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이태원 핼러윈 참사의 책임은 경찰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윤 대통령은 “상황에 대한 관리가 안 돼 대규모 사고가 났다고 하면 그것은 경찰 소관”이라면서 “이걸 자꾸 (지방자치단체 책임과) 섞지 말라”고 질타했다. 또 “여기에 사람들이 무지하게 많이 몰릴 것 같다든지 하는 정보를 용산서가 모른다는 것은 상식 밖”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경찰청장께서 확실한 책임 가지고 좀 규명해 달라”고 말했다. 이어 “책임이라고 하는 것은 있는 사람한테 딱딱 물어야 하는 것이지, 그냥 막연하게 다 책임져라, 그것은 현대사회에서 있을 수 없는 이야기”라며 “정확하게 가려 달라”고 당부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윤 청장 등을 향한 정치적·도의적 책임론에는 선을 그은 것이다.

이날 윤 대통령은 다수의 민간 전문가도 참석한 회의임에도 상당히 격앙된 어조로 길게 경찰을 질타했다. 발언을 하는 과정에서 답답하다는 듯 손가락으로 책상을 수차례 두드리기도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비공개 발언을 그대로 공개한 것에 대해 “국민에게 회의 내용을 가감 없이 전달하라는 대통령의 지침이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장관석 기자 j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