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경찰 부실대응 질타
국회 출석한 이태원 참사 관련 책임자들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이태원 핼러윈 참사에 대해 “책임 있는 사람에게 책임을 묻겠다”고 밝힌 가운데 이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관련 인사들이 일제히 출석해 곤혹스러운 표정으로 앉아 있다. 왼쪽부터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윤희근 경찰청장, 오세훈 서울시장, 박희영 서울 용산구청장. 박 구청장은 이날 발언 도중 눈물을 닦았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뉴스1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민관 합동 국가안전시스템 점검회의 모두발언에서 “경찰 업무에 대해서는 대대적인 혁신이 필요하다. 책임 있는 사람에 대해서는 엄정히 그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비공개 회의에서도 윤 대통령은 경찰을 향해 “왜 4시간 동안 물끄러미 쳐다만 봤느냐”며 강하게 질책했다. 또 “아비규환 상황에서 경찰이 권한이 없다는 말이 나올 수 있느냐”며 “제도가 미비해 대응을 못 했다고 하는 말이 나오는 건 납득이 안 된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윤 대통령은 “막연하게 ‘다 책임지라’는 건 현대사회에서 있을 수 없는 이야기”라고도 했다. 이를 두고 여권 일각에서는 “야당의 이 장관 경질론에 선을 그은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이태원 핼러윈 참사 현안질의에 참석한 관계 기관장들이 묵념을 하고 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경찰을 질타하며 이 장관의 사퇴를 촉구했다. ‘정부 책임론’을 적극 부각한 것. 민주당은 이 장관은 물론이고 한덕수 국무총리까지 이번 참사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천준호 의원은 “이 장관은 참사를 예방하지 못한 책임감을 느끼기는커녕 책임 회피성 발언 등을 쏟아냈는데 이것만으로도 파면감”이라며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한 바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이 장관은 “사의 표명한 적은 없다”고 답했다. 야당 의원들이 재차 자진 사퇴 의사를 물었지만 이 장관은 “현재 위치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겠다”고만 했다.
관할 자치단체장인 오세훈 서울시장과 박희영 용산구청장을 향해서도 추궁이 이어졌다. 박 구청장은 최초로 보고받은 시점에 대해 “공무원이 배치돼 있었지만 (보고를) 못 받았다. 주민에게서 (사고 당일) 오후 10시 51분에 문자메시지를 받았다”고 답했다. 박 구청장은 사퇴 의사를 묻는 질문에는 “큰 희생에 대한 마음의 책임”이라며 자진 사퇴 의사가 없다는 뜻을 밝혔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