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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상 후 뇌손상 환자의 우울증, 젊고 남성일수록 위험

입력 | 2022-11-08 09:47:00


 교통사고·낙상 등 외상으로 인한 뇌손상 환자의 우울증 발생 위험이 고령층보다 젊은층이, 여성보다 남성이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립교통재활병원 산하 교통재활연구소는 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이자호 교수·정신건강의학과 박혜윤 교수·교통재활연구소 최윤정 연구교수(제1저자)가 2010년부터 2017년까지 국민건강보험공단 228만 명의 데이터를 분석해 외상으로 인한 뇌손상과 우울증 발생 위험에 대해 연구한 결과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8일 밝혔다. 현재까지 세계적으로 보고된 외상성 뇌손상 코호트(동일집단) 연구 중 최대 규모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교통사고, 낙상 등 외상으로 인한 뇌손상 환자의 우울증 발생 위험은 일반 성인보다 약 19% 증가했다. 성별로는 남성 환자가 22%, 여성(16%)환자보다 우울증 발생 위험이 더 높았다. 연령별로는 고령층보다 젊은층이 우울증 발생 위험이 더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20~30대 환자에서 우울증 발생 위험이 28% 증가했다. 40~50대 중년층과 60대 이상 고령층은 각각 22%, 7% 커졌다.

또 외상으로 인한 부상 정도가 심해질수록 우울증 발생 위험이 높아졌다. 비교적 경증인 뇌진탕 환자의 경우 우울증 발생 위험이 약 21% 증가한 반면 중증 외상성 뇌손상 환자는 45%, 두개골 골절 환자는 63%까지 증가했다. 또 뇌손상 1년 이내 우울증 발생 위험은 약 11배까지 증가해 외상성 뇌손상 환자들의 우울증 조기진단과 치료의 중요성이 제기됐다.

이 교수는 “사회 활동이 활발한 젊은층에서 외상 후 우울증 발생 위험이 크다는 점을 고려하면 정신건강 후유증의 위험성을 적극 인식하고 조기 치료해 사회복귀를 돕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외상성 뇌손상(TBI)은 낙상, 교통사고 등 각종 사고가 주요한 원인으로 최근 발생한 이태원 압사 사고에서 호흡곤란으로 인한 저혈류·저산소 뇌손상도 이에 해당한다. 외상으로 인한 뇌손상은 전 세계적으로 45세 이하 젊은층의 주요 사망 원인이다. 의학기술의 발전으로 외상성 생존율은 증가했지만, 여전히 많은 환자들이 외상성 뇌손상 이후 뇌기능 저하로 인한 신체, 정신적 후유증을 겪고 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인 ‘저널 오브 뉴로트라우마’(Journal of Neurotrauma) 최신호에 실렸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