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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 女 과도한 음주 때문”…폴란드 집권당 대표, 여론 뭇매

입력 | 2022-11-08 10:01:00


폴란드 집권당 대표가 저출생은 젊은 여성들의 과도한 음주가 원인이라고 해 가부장적이며 현실 모르는 소리라는 분노와 야유가 폴란드 안팎에서 터져나왔다.

7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야로슬라프 카친스키(73) 폴란드 집권 ‘법과 정의당(PiS)’ 대표는 지난 5일 “25세까지 젊은 여성들이 또래 남성들만큼 술을 마시는 상황이 계속된다면 아이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알코올 중독자가 되기 위해서는 평균적으로 20년 동안 과음해야 한다”며 “여자는 단 2년만 과음해도 중독자가 된다”고 성차별적 발언을 이어갔다.

그러면서 “여자는 어머니로 성숙해야 하기에 어린 나이에 아이를 갖는 것에는 찬성하지 않는다”며 “만약 25살까지 여성이 술을 마신다면, 농담이지만 출생율에 좋은 징조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야당 정치인들과 비평가들은 카친스키 대표가 현실을 모른다며, 평생을 독신으로 산 카친스키 대표 본인이 오히려 인구 3800만명의 폴란드의 낮은 출산율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좌파 의원인 조안나 셰어링-빌거스는 카친스키 대표에 “가부장적인 늙은 괴짜”라며 그의 발언을 “쓰레기”라고 비난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물론 우리는 이것에 대해 웃어 넘길수도 있고 밈(meme)을 만들수도 있지만 이 발언 자체는 심각하고 비극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자유주의 시민연합 소속 카타르지나 루브나워 의원은 카친스키 대표가 연락이 안 된다고 언급하며 “여성을 모욕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비판했다.

폴란드 축구 스타인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 아내 안나도 인스타그램에 “그만해야 한다. 정치인들이 진짜 문제를 인지하는 것 대신 여성을 부당하게 비난하는 것을 보면 화가 난다”고 일침을 놨다.

비평가들은 폴란드 여성들이 낙태 제한에 대한 두려움 뿐 아니라 경제적인 이유로 아이 갖는 것을 주저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주장한다.

가톨릭 국가인 폴란드는 유럽에서 가장 엄격하게 낙태를 금지하는 나라 중 하나로 꼽힌다. 여성들은 임신 중 생명이 위험하더라도 낙태를 하는 것이 어려워 임신을 피하는 경향이 있다.

셰어링-빌거스 의원은 “법과 정의당 정부 하에서 폴란드는 반가족적이고 반여성적으로 변했다”고 거듭 비판 수위를 높였다.

공식 통계에 의하면 폴란드의 현재 합계출생율은 여성 한 명당 1.3명을 조금 넘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유럽연합(EU) 평균을 밑도는 수치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