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익 일산자생한방병원 병원장
《#아침 일찍 일어나 부랴부랴 주차장으로 향하는 정 부장(52). 오늘도 꽉 막힌 출근길을 뚫고 40분을 운전해 회사에 도착했다. 퇴근길에는 여유를 부려볼까 싶었지만 어림도 없다. 막바지 수험 준비에 한창인 자녀를 학원까지 태워다 주기 위해서는 서둘러 운전대를 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밀리는 학원가에 아이를 내려주고 집에 돌아오기까지는 2시간이 넘게 걸렸다. 그렇게 기진맥진 차에서 내리던 정 부장의 허리에 찌릿한 통증이 나타났다. 고질적인 허리 통증이 악화된 것이다. 밤새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자 다음 날 가까운 한방병원을 찾았다. 검사 결과는 허리디스크(요추추간판탈출증). 의료진은 “장시간 책상 업무로 약해진 허리에 늘어난 운전 시간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통증의 원인이 된 것”이라며 치료와 함께 척추 건강관리에 나설 것을 당부했다.》
많은 직장인들이 출퇴근을 위해 도로 위에서 긴 시간을 보내곤 한다. 한 생활정보 플랫폼에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직장인의 하루 평균 출퇴근 시간은 1시간 29분이며 이 중 자차를 이용하는 비중은 약 3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자녀를 학교·학원에 데려다 주거나 픽업하는 시간이 더해지면 2∼3시간이 넘게 운전하게 되는 날이 허다하다.
매일 2∼3시간의 운전이 대수롭지 않게 보일 수 있다. 그러나 반복 운전은 간헐적 장시간 운전만큼이나 척추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운전 중 같은 자세를 유지하는 과정에서 척추에 과도한 부담이 쌓이기 때문이다. 이는 척추 사이에서 완충작용을 하는 디스크(추간판)에 손상을 야기해 허리디스크를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
특히 정 부장의 사례처럼 50대 이상 중장년층의 경우 척추 노화의 영향으로 허리디스크 증상이 빠르게 악화할 위험이 높아 조기에 전문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현명하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남성 허리디스크 환자 중 50대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은 54.8%로 중장년층에게서 빈발하는 경향을 보인다.
한방 보존치료의 허리디스크 치료 효과는 과학적으로도 입증됐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가 SCI(E)급 국제 학술지 ‘통합의학연구’에 게재한 연구논문에 따르면 한방 보존치료를 받은 허리디스크 환자의 통증 호전 양상이 10년 뒤에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치료 전 4.39로 중등도에 해당했던 요통 시각통증척도(VAS)가 치료 후 통증이 거의 없는 수준인 1.07로 개선됐다. 10년 후 측정한 VAS 점수 또한 1.15점으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해 한방 보존치료의 장기적 유효성이 입증됐다. VAS는 환자의 통증을 수치화한 것으로 수치가 높을수록 통증이 심함을 의미한다.
치료와 함께 출퇴근 시 올바른 자세를 취하는 노력도 중요하다. 장시간 운전을 하다 보면 엉덩이를 등받이에 붙이지 않고 비스듬히 앉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하중을 허리에 집중시켜 허리 통증을 유발한다. 따라서 엉덩이를 좌석 깊숙이 넣는 것이 바람직하며 운전석의 등받이는 110도 정도를 유지해야 척추가 받는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다.
신호대기 시간을 이용해 허리를 가볍게 틀어주는 스트레칭을 하는 것도 척추 질환 예방에 좋다. 방법은 간단하다. 전방을 주시한 채 상체만 틀어 좌우 각각 5초씩 유지하기만 하면 된다. 수시로 스트레칭을 실천하면 굳어진 몸을 풀고 척추의 피로를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된다.
김영익 일산자생한방병원 병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