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광혜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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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체중임에도 평소 운동을 멀리하고 폭식을 반복하는 등 체중을 감량할 생각이 전혀 없는 김모 씨(49)는 늘 허리 통증을 달고 살았다. 줄곧 진통제로 버텨왔지만, 두 달 전부터 잠을 설칠 정도로 통증이 심해지자 병원을 찾았다.
진단 결과는 ‘척추관협착증’으로 신경이 지나가는 공간이 좁아져서 신경을 누르는 질환이었다. 신경 다발이 지나가는 통로인 척추관 주위의 인대와 근육 등이 퇴행성 변화를 겪으면 자연스럽게 척추관 크기가 좁아진다. 이에 따라 주변 신경이 눌리면서 통증, 저림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데 이를 척추관협착증이라 한다. 이 질환은 디스크 질환과 맞먹을 정도로 높은 유병률을 갖고 있는 데다 비슷한 증상으로 오인하기 쉬운 것이 특징이다.
허리디스크는 척추뼈 사이에 있는 디스크가 제자리를 이탈하면서 신경을 압박하는 질환으로, 앉아있을 때 또는 대개 허리를 굽힐 때 통증이 나타난다. 반면 척추관협착증은 앉아있을 때, 허리를 앞으로 숙일 때 통증이 완화되고 허리를 펼 때, 걸을 때 통증이 더 심해지는 차이점이 있다. 또 척추관협착증은 조금만 걸어도 다리가 아파서 쉬었다가 다시 걸어야 하는 등의 보행 장애 증상을 동반하며 다리를 저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척추 유착성 질환 치료는 추간공확장술이 도움이 된다. 추간공확장술은 말 그대로 척수신경이 지나가는 통로인 추간공을 확장해 주는 시술이다. 즉 내·외측에 얽혀 있는 인대들을 절제하여 주변 유착을 제거한다. 이렇게 넓어진 공간을 통해 염증 유발 물질들을 추간공 밖으로 배출함으로써 염증성 반응에 따른 생화학적 요인까지 해결하는 것이다.
내시경을 이용해 신속·정확하게 치료하는 추간공확장술은 전신마취가 아닌 국소수면마취로 진행되므로 조직이나 신경 손상의 우려가 적은 것이 장점이다. 시술 시간도 30분 내외로 짧으며, 입원이 필요 없을 정도로 회복이 빠른 편이다.
이원창 연세광혜병원 대표원장은 “추간공확장술은 절개, 전신마취, 수혈, 감염과 같은 부담을 줄인 최신 치료 기법”이라며 “고령 환자나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자에게도 적용 가능하다. 다만 치료 결과와 기간은 증상 정도에 따라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신아 기자 si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