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난 2018년 청와대 관저에서 제3차 남북정상회담 당시 북측이 선물한 풍산개 한 쌍 중 수컷 ‘송강’을 어루만지고 있다. 2018.10.5. 청와대 제공
문재인 전 대통령 측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받은 풍산개들을 국가에 반납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과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 요구 집회를 벌이는 진보 단체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촛불승리전환행동(촛불행동) 공동상임대표인 우희종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는 7일 페이스북에서 “문 전 대통령의 파양 소식, 표면적 이유겠지만 특별한 사유가 아닌 비용 문제라고 하니 솔직히 퇴임 당시 보여준 모습과 함께 황당하다”고 밝혔다.
촛불행동은 ‘조국백서’를 집필한 교수와 야당의 비례위성정당 대표를 지낸 인사가 주도하는 시민단체로, 지난 8월부터 토요일마다 광화문에서 윤 대통령 퇴진 요구 집회를 벌이고 있다.
그러면서도 “문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현실의 법과 규정을 들지만 생명체 관점에서 보면 짜증 나는 논리이자 현 정부와의 차이를 못 느끼게 하는 접근”이라며 “아기라는 생명체를 놓고 생긴 갈등에 접근한 솔로몬은 생명체에 대한 존중과 정서에 근거해 판결한다. 그 시절보다도 못하다”고 꼬집었다.
우 교수는 끝으로 “무책임도 다양한 형태가 있다”며 “현 정부 무책임의 형태와 정권을 넘긴 전 정부의 무책임, 형태는 달라도 경중이 없다”고 강조했다.
문 전 대통령은 2018년 김 위원장으로부터 받은 풍산개들을 반납하겠다는 의사를 지난 5일 행정안전부에 전달했다. 국가원수 자격으로 받은 풍산개들은 대통령기록물로 분류되는데, 이들의 관리비용 등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대통령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이 대통령실의 반대로 지연됐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통령실은 “해당 시행령은 대통령기록관 소관으로서 행안부, 법제처 등 관련 부처가 협의 중에 있을 뿐 시행령 개정이 완전히 무산된 것이 아니다”라며 “시행령 입안 과정을 기다리지 않고 풍산개를 대통령기록관에 반환한 것은 전적으로 문 전 대통령 측 판단일 뿐, 현재의 대통령실과는 무관하다”고 반박했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