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방문한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인근 상권이 한산하다.
김씨 가게는 저녁에 주로 장사를 했지만 주말 평균 1000만원에 달하던 매출이 이태원 참사 이후 10만원까지 떨어지자 울며겨자먹기로 아침 영업을 시작했다.
김씨는 애도 기간동안 가게 문을 닫으면서도 참사 트라우마와 매출 걱정 등으로 마음이 편치 않았다.
참사 국가애도기간이 5일로 끝났지만 이태원의 무너진 상권은 회복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참사가 난 세계음식특화거리를 7, 8일 둘러본 결과 애도 기간이 끝났음에도 일부 가게는 아직 문을 열지 않고 있었다. 상인들은 조기를 내리고 가게 내부를 정비하면서도 가게 앞 폴리스라인과 조문객들을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8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인근 가게가 애도기간이 끝났음에도 문을 열지 않았다.
참사 장소에서 100m가량 떨어진 펍에서 일하는 서유선씨(여·37)는 “일요일에도 문을 열었는데 아무도 없어서 3시간 만에 닫았다”며 “오늘도 장사가 안될 것 같아 그냥 마음 비우고 청소할 생각으로 왔다”고 토로했다.
참사 현장 바로 옆 주점에서 일하는 60대 여성 A씨는 “주변에 이렇게 폴리스라인이 있는데 문을 어떻게 여냐”며 “상황이 안정될 때까지 쉬자는 분위기”라고 털어놨다.
코로나19로 2년간 직격탄을 맞았던 이태원은 최근 간신히 회복세로 돌아섰으나 이번 참사로 다시 깊은 침체기에 들어설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하다.
해장국집 개업 2주도 안 돼 참사를 맞은 이모씨(33)는 “참사도 마음이 아프지만 이태원 동네가 죽은 도시로 인식될까 봐 무섭다”고 우려했다.
이씨는 영업시간을 단축해 인건비를 줄이고 있지만 삼겹살집을 운영하는 김복순씨는 반대로 영업시간을 7시간 이상 연장하는 등 상인들도 각자도생에 나선 상황이다.
정부의 지원을 바라는 목소리도 있다. 이씨는 “상인들이 또다시 침체를 겪을텐데 지원금이 있었으면 좋겠다”며 텅 빈 식당을 바라봤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