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로부터 생산장비를 비싼 값에 사들여 이익을 몰아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 80억 원과 검찰 고발 조치를 받았다. 일감 몰아주기로 덩치를 키운 계열사 지분으로 조양래 한국앤컴퍼니 명예회장의 두 아들이 약 100억 원의 배당금을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위는 한국타이어가 계열사인 엠케이테크놀로지(MKT·현 한국프리시전웍스)로부터 타이어몰드(타이어 무늬를 만드는 생산 장비)를 높은 가격에 구매해 부당 지원한 혐의로 과징금 80억300만 원과 시정명령, 검찰 고발 조치를 내렸다고 8일 밝혔다. 한국타이어는 2011년 타이어몰드 제조사인 MKT를 인수해 2019년 사명을 한국프리시전웍스로 바꿨다. 한국타이어는 2014년 2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MKT의 타이어몰드를 인수 전 납품단가보다 16.3% 높은 가격에 구입했다.
한국타이어의 부당 지원으로 2014~2017년 4년간 MKT 영업이익률은 32.5%로 올라가 직전 4년간(13.8%)에 비해 2배 이상 높았다. 국내 시장 점유율도 2014년 43.1%에서 2017년 55.8%로 높아지는 등 시장 경쟁이 왜곡된 것으로 조사됐다. 조 명예회장의 아들로 MKT 지분의 약 절반을 보유한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과 조현식 한국타이어 고문은 2016~2017년 높은 영업이익을 바탕으로 108억 원의 배당금을 받았다.
세종=서영빈 기자 suhcrate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