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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도발, 세 가지가 달라졌다[중립기어 라이브]

입력 | 2022-11-08 17:50:00


8일 오전 11시 동아일보 유튜브를 통해 방송된 <중립기어> 라이브에서는 달라진 북한의 도발 양상을 짚어 보고 그 속에 담긴 진짜 전략을 파헤쳐봤습니다. 다음은 주요 방송 내용입니다. 동아일보 유튜브(https://www.youtube.com/watch?v=UxIihSQV9Ho&t=1380s)에서 더 자세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여러분 <중립기어> 조아라입니다. 북한이 한미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 기간인 지난 2일에서 5일까지 무려 35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며 고강도 도발을 이어갔습니다. 북한은 한미연합훈련에 대한 맞대응 성격이라고 강조했는데요. 북한이 도대체 왜 이례적인 도발을 이어가는 건지, 진짜 속내에 대해 중립기어 박고 하나씩 팩트체크 해봤습니다.  

오늘은 한반도 박사 신석호 부국장 모시고 대담을 나눴습니다.

●NLL까지… 선 넘은 북한

▷조아라 기자
최근 북한의 도발 양상을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해봤는데요. 첫째로 북한이 지난 2일 분단 이후 처음으로 북방한계선(NLL) 이남 지역에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며 도발을 재개했죠. 어떤 의도로 봐야할까요?

▶신석호 부국장 
NLL은 미군이 6·25전쟁이 끝나고 그은 해상경계선입니다. 북한은 이를 인정하지 않고 기선에서 12해리(22km) 떨어진 NLL 이남까지를 북측 영해라고 주장하고 있죠. 북한은 지금 대한민국을 전술핵으로 공격해서 나름의 통일 훈련을 하고 있다고 보지 않습니까. 그러려면 NLL이든 9·19 남북군사합의든 하나씩 부인해야 하는 거죠. 어떻게 보면 이번 미사일 발사는 NLL을 무력화하려는 첫 단계 일 수 있는 거죠.


▷조아라 기자
돌이켜보니 전조증상이었던 것으로 보이는데요. 지난 달 24일 북한 상선이 NLL을 넘어와 우리 군이 경고사격으로 퇴거 조치했고 북한이 이에 반발해 9·19 합의 상 서해 완충구역 내에 포를 쐈잖아요. 당시에도 북한의 고의적인 도발이라는 시각은 많았지만 NLL 넘어서 미사일까지 발사할 줄은 몰랐거든요

▶신석호 부국장 
북한 특유의 살라미(상황별로 세분해 단계적으로 접근) 전술이에요. 24일에는 북한 상선만 NLL 넘어왔죠. 그래서 서해에 이목이 집중됐던 상황이었는데 이번에는 동해에서 NLL 넘겼어요. ‘성서격동’ 이예요. 

▷조아라 기자
다음 북한의 도발은 교전 수준의 국지도발 될 수도 있겠네요.

▶신석호 부국장 
한미 연합 정찰자산이 잘 지켜보고 있고 북한의 오판에 대해 우리 군이 대응할 수 있는 태세 갖추고 있기 때문에 그런 일 없어야 합니다만 북한은 틈틈히 우리 빈 구석을 노리고 있을 겁니다 서해, 동해에 이어서 그것보다 더 나아간 도발을 조만간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요.
●하루 1000억, ‘미사일 소나기’

▷조아라 기자
최근 북한 도발의 또 다른 특징이라면 바로 단기간에 수십 발의 미사일을 쏘고 있다는 건데요. 특히 2일 하루 동안은 25발의 미사일을 쐈거든요. 왜 이렇게 많이 쏘는 걸까요?

▶신석호 부국장 
북한은 전쟁 연습을 한 거예요. 하나의 무기 훈련이 아니라 전술핵을 갖고 대한민국을 점령하고 공격해서 수복하는 전쟁훈련을 한 거죠. 북한이 포만 쏘나요. 비행기도 날리죠. SRBM(단거리탄도미사일), ICBM(대륙간탄도미사일)까지 쏘고 있잖아요. 어제는 EMP(전자기충격파)탄을 쐈다는 주장까지 했죠. 전쟁해야 되니까 가지고 있는 모든 군사적 수단을 활용한 거죠.

▷조아라 기자
미사일 25발을 쏜 2일 하루 동안 북한이 쓴 돈만 해도 1000억이나 된다고 해요. 북한이 제재로 경제가 힘든 상황일 텐데 돈은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걸까요?

▶신석호 부국장 
미국 랜드 연구소에서 추정하기로 북한이 2,3일 이틀 동안 미사일을 쏘며 쓴 돈이 북한이 2년 동안 수입한 쌀의 값이라고 하는데요. 중국에서 북한에 기름도 주고 식량도 주고 있어요. 유엔 제재도 허물어져 가는 단계인거죠. 북한이 노동당의 자금으로 쟁여왔던 것을 쓰는 것으로 보이는데 그 돈을 언제쯤 다 쓸지 연구하는 학자들도 있어요. 어쨌든 북한이 아직도 그런 달러를 조달한다는 것은 큰 문제고요. 북한이 주민들이 굶든 말든 핵미사일을 갖겠다는 것에 집착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조아라 기자
오히려 북한이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면서 핵 투발수단인 미사일을 발사해 돈을 쓰게 하는것이 우리로선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보는 시각도 있더라고요.

▶신석호 부국장 
실제 사례가 냉전에서 이긴 로널드 레이건 미 대통령이죠. 소련이 계속 돈을 쓰게 만들었어요. ‘스타워즈’를 통해서 우주 군비경쟁을 벌였죠. 미국이 무기를 개발한 만큼 소련도 개발해야했고 소련이 미국 쫓아가면서 돈을 쓰다가 크렘린(소련)의 달러 금고가 바닥난 겁니다. 어쩔 수 없이 자본주의 체제로 됐던 것이죠. 어떻게 보면 지금 그런 상황일 수 있습니다. 다만 우리가 걱정하는 것은 그 과정에 뭔가 우발적인 충돌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죠. 
●박정천 협박 직후 대놓고 도발
▷조아라 기자
마지막 특징은 박정천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비질런트 스톰’ 이후에 담화를 발표하며 직접 위협했거든요. 북한 군 최고책임자가 위협을 한 뒤 바로 도발을 실행하는 이른바 ‘예고성 담화’를 한 것은 과거에 본 적이 없는 형태인 것 같아요. 


▶신석호 부국장 
북한이 굉장히 수다스러웠어요. 7일에는 북한 관영매체인 노동신문에 마치 답안지 공개하는 것처럼 2일에서 5일까지의 훈련 내용을 막 떠들었죠. 이건 이번 훈련이 잘 계획된 훈련이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하나의 증거예요. 담화 자체도 사전에 준비된 것일 수 있어요. 그리고 군 수뇌부가 지시하면 조직적으로 움직여서 대한민국을 언제든 전술핵으로 공격해서 이길 수 있다는 걸 말과 행동으로 보여주면서 그 효과를 극대화하는 거죠. 

▷조아라 기자
말씀하신대로 북한이 일자별 훈련 상황을 공개하면서 2일에는 울산 앞 바다에 순항미사일로 보복 타격했다고 주장했잖아요. 하지만 합동참모본부가 “사실과 다르다”고 못을 박았네요?

▶신석호 부국장
실제로 북한이 순항 미사일을 쐈는데 우리 군이 몰랐던 것이라면 큰일이잖아요. 그런데 우리 군 말이 현재까지는 맞는 것 같아요. 한마디로 북한이 거짓말 한 거죠. 과거엔 북한이 노동신문에 싣는 건 거짓말을 안 한다고 주장한 학자들도 있었어요. 그런데 이젠 북한이 자신들의 전술핵 공격 능력을 과장하기 위해선 서슴지 않고 거짓말을 한다는 걸 보여주고 있어요. 이렇게 드러나는 거짓말을 하면 이제 북한의 모든 발표를 검증해야 돼요. 

▷조아라 기자
그 밖에도 우리 군은 4일 북한 군용기 180여대의 비행항적 발견됐다고 발표했는데 북한은 또 500대 동원했다고 주장했거든요. 대내용으로 북한 주민들에게 자신감을 보여주려는 것 아니었을까요. 

▶신석호 부국장
모든 훈련은 대외, 대내 메시지를 모두 포함하고 있는 거죠. 한미 연합훈련 하는데 가만히 있으면 내부적 분란 있을 수 있잖아요. 하지만 거짓말까지 하면 좀 곤란하다는 말을 북한 지도부에 하고 싶습니다.

▷조아라 기자
일각에선 북한이 “순항미사일 발사했다”고 거짓말했지만 “순항미사일 발사할 것”이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분들도 있는데 어떻게 보세요?

▶신석호 부국장
그럴 수도 있죠. 또 한번 NLL을 넘기면 그땐 울산 앞바다에 순항 미사일을 날릴 수 있다고 경고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당 대회에서 다양한 전술핵 투발수단을 만들라고 지시했는데 그 리스트에 순항 미사일이 있어요. 순항 미사일에 핵탄두를 장착해서 날려 보내는 건 북한군으로 보면 1호 지도자의 명령이에요. 순항 미사일은 탄도 미사일과 달리 저고도로 조용히 날아가기 때문에 무기로서는 잘 포착하기 힘들다는 장점 있어요. 방어 입장에선 탐지하기 어렵습니다. 탄도 미사일과 다름없이 경계해야 할 무기입니다.

▷조아라 기자 
지금까지 북한의 달라진 도발 양상 3가지를 짚어봤는데요. 그 속에 담긴 북한의 진짜 전략은 뭘까요?

▶신석호 부국장
국제정치학에 현상유지와 현상타파라는 중요한 개념이 있어요. 북한은 자신들이 현상 유지 국가라고 주장했어요. 미국의 공격 위협 앞에서 주권을 지키려는 불쌍한 국가라는 거죠. 하지만 이제는 전술, 전략핵 등의 공격 능력을 갖췄다고 보여준 상황이기 때문에 현상 타파 국가로 봐야합니다. 분단 이후 체제를 무너뜨려 NLL을 넘겨보고 동서해 완충구역 내에서 포도 쏘기 시작한 거죠. 그런 의도를 알고 만반의 대비를 해야겠죠. 그래서 ‘비질런트 스톰’ 연장까지 한 것 아니겠어요.


조아라 기자 like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