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소방공무원들이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진행 중인 경찰 수사와 관련, 소방공무원을 희생양 삼는 ‘꼬리자르기식 수사’라며 비판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 서울소방지부는 8일 성명서를 통해 “정작 책임을 져야 할 지휘라인은 누구였는지 되묻고 싶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행안부, 경찰의 책임 지휘부는 빠진 채 실무자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수사결과를 보면 도대체 이 사태를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지 분노스럽기만 하다”고 말했다.
이들은 “사고 당일 자원해서 이태원 119센터에서 대기했고 사고 접수 후에는 가장 먼저 현장으로 달려가 지휘했던 사람”이라며 “피의 사실이라고 알려진 몇 가지 기록상 안전대책 미비가 있었다고 하지만 정작 다른 응급환자가 있어 출동한 사례 정도가 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또 “지금 국민들의 분노와 원한은 ‘많은 희생자가 발생할 때 그 자리에 국가는 있었는가’라는 것”이라며 “정부의 책임자와 지휘 라인에 있던 고위직에 면죄부를 주는 실무자급 꼬리자르기식의 경찰수사는 국민의 바람을 저버리는 무책임한 방향”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용산소방서장이 사고 현장에서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마이크를 부여잡고 브리핑하는 모습은 우리 모두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며 “국민들도 현장에서 자리를 지킨 사람에게 책임을 묻는 것이 과연 진정한 책임자 처벌인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현장 일선에서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노동자로서 이번 참사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제대로 될 수 있도록 지켜볼 것”이라며 “지휘 책임자에게 면죄부를 주는 꼬리자르기식 희생양을 만든다면 강력히 투쟁할 것을 경고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