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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폭력범이라며 가장 살해한 모자…범행 진짜 이유는 따로 있었다

입력 | 2022-11-08 19:42:00

대구지방법원.


40대 가장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40대 어머니와 10대 아들이 구속기소됐다.

8일 대전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조석규)는 A 씨(42)와 B 군(15)을 존속살해·시체손괴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이 밝힌 공소사실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달 8일 대전 중구에 있는 거주지에서 잠든 피해자 C 씨에게 독극물을 주입하려다 잠에서 깨어나 저항하던 C 씨를 흉기와 둔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또 사망한 피해자의 사체를 손괴해 욕실, 차량 등에 옮긴 혐의도 적용됐다.

이뿐만 아니라 A 씨는 올 9월 사업 실패 문제로 C 씨에게 소주병을 던져 다치게 하는가 하면 잠자는 C 씨의 얼굴 부위를 흉기로 찌르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A 씨는 경찰 조사단계에서 “부부싸움 도중 이를 말리던 아들이 우발적으로 흉기를 휘둘러 남편을 살해했다”고 했다. B 군 역시 C 씨의 가정폭력을 범행동기라고 했다.

하지만 경찰이 휴대전화 포렌식과 부검 결과 등을 가지고 사건을 전면적으로 재조사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추가 조사 결과, 경찰은 어머니와 아들이 사전에 살인을 공모한 정황을 발견하고 모자에 대해 모두 구속영장을 지난달 17일 신청했다. 법원은 이들이 도주할 우려가 있으며 B 군은 소년임에도 구속해야 할 부득이한 사유가 있다고 하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시신 부검 결과, 피해자의 사인은 폐 손상과 두개골 함몰로 몸에서는 소량의 수면제와 독극물이 검출됐다.

A 씨와 B 군은 지난달 24일 구속 송치됐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검찰청 통합심리분석을 통해 이들의 범행동기와 원인이 경제적 어려움이라고 밝혔다. 가정폭력이 피의자들의 주된 범행 동기가 아니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피해자 C 씨의 상시·물리적 가정폭력은 많지 않았으나 평소 C 씨의 거친 언행에 대한 A 씨와 B 군의 정서 및 성격적 특성이 범행에 더해졌다고 분석했다.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cjh1225@donga.com